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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허재도 도왔던 '거인증 투병' 김영희 별세…향년 60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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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가 모교 후배 선수들 앞에서 슈팅 시범을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김영희가 모교 후배 선수들 앞에서 슈팅 시범을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한국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김영희씨가 별세했다. 향년 60세.

은퇴 후 투병 생활을 이어온 김영희씨는 지난달 31일 세상을 떠났다. 4일 부천 다니엘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예정돼있다.

키 2m가 넘는 장신 센터 김영희씨 동주여중과 숭의여고, 한국화장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80년대 ‘코끼리 센터’라 불리며 여자농구대잔치에서 활약했다. 태평양화학 박찬숙과 골밑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숭의여고 시절 김영희. 중앙포토

숭의여고 시절 김영희. 중앙포토

이듬해 한국여자농구 국가대표로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은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1980년과 84년에는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을 받았다.

그러나 1987년 서울올림픽을 대비해 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 이후 성장호르몬 과잉 분비로 신체와 장기 등이 커지는 ‘거인증’이라 불리는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고 코트를 떠나야 했다. 뇌종양 등 합병증으로 30년 넘에 병마와 싸웠다.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한 달에 체육 연금 70만원으로 단칸방에서 힘든 생활을 이어간다는 소식에, 서장훈과 허재 등 농구인들이 치료비를 보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특별보조금 1000만원을 지급했고, 가수 임영웅 팬클럽도 김영희를 도왔다. 최근에는 요양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자농구연맹 WKBL은 이날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에 앞서 고 김영희 선수를 추모하는 묵념을 15초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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