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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중국 수출 -31.4% 쇼크…"서비스업 수출 늘리고 아세안 공략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7일 중국 우한 한커우 기차역. 춘제 연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AFP=연합뉴스

지난 27일 중국 우한 한커우 기차역. 춘제 연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AFP=연합뉴스

최근 대중(對中) 수출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의 ‘수출 경쟁국’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 부진의 원인에 중국 경제 둔화만이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수출 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국제금융센터가 1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위축 원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대중 수출 부진은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상하이 봉쇄를 포함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국 목표치(5.5%)를 크게 하회한 3.0%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로 한국의 대중 수출 주력 품목인 D램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수출액도 급감했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31.4% 감소하면서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한국 수출 실적이 금세 회복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한중 수출은 상호보완 관계였지만, 최근 들어 경쟁 관계로 점점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3~2020년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최근 2년 연속으로 대만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한중 양국의 10대 주력 수출품목에서 6개 품목이 서로 중복될 정도로 수출 경쟁 관계는 깊어졌다. 보고서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제품의 세계 시장 수출이 1단위 증가할 때 한국의 대중국 수출 탄력성 추정지는 2001~2015년 0.907에서 2016~2022년 0.377로 크게 떨어졌다.

보고서는 “중국이 첨단제조업 육성과 산업 고도화에 따른 자체 조달 확대를 목적으로 ‘중국제조 2025’를 본격 추진한 2016년부터 한국 수출의 대중국 탄력성이 하락했다”며 “이는 한중 수출이 보완에서 경쟁 관계로 이미 전환됐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이치훈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이 여전히 한국의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에 있어서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중국 경제가 회복되는 것만 기다려선 안 된다는 의미다.

우선 기존 제조업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온라인 및 문화·실버 등 서비스업 시장에도 진출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온라인 및 한류 시장 등 진출 경로를 다변화해 신소비 트렌드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육성하는 서비스업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한 아세안 시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이미 지난해 한국의 대 베트남 무역수지는 342억 5000만 달러 흑자로, 미국(280억 4000만 달러)를 넘어서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아세안 지역은 향후에도 5%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신흥국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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