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식료품=새벽배송, 이커머스 공식에 초록마을도 가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선식품의 새벽배송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출혈 경쟁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백기를 드는가 하면, 새롭게 진입하는 업체도 있어 시장 재편 흐름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친환경 유기농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이 새벽배송에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 초록마을

친환경 유기농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이 새벽배송에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 초록마을

초록마을도 새벽배송 시작 

축수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이 인수한 초록마을이 온라인몰 새벽배송에 가세한다. 친환경 유기농 전문 브랜드인 초록마을은 오후 6시 이전에 자사 온라인몰이나 모바일웹, 앱 등에서 주문하면 이튿날 오전 7시 배송하는 새벽배송을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수도권 및 대전·새종·천안 등 충청권 택배 배송이새벽배송으로 일괄 전환 운영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배송된다. 이외 지역은 오후 1시 이전 주문 건에 한해 택배로 익일 수령할 수 있다. 전국 400개 가까운 매장을 활용한 당일 배송 서비스는 기존처럼 유지할 방침이다.

새벽배송, 들고 나고 부침 심해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장보기 업체 컬리가 2015년 시작한 새벽배송(샛별배송)은 2018년 4000억원대에서 2020년 2조원대로 커졌다. 교보증권의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12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시장은 성장세지만 신선 배송 시스템과 물류센터, 배송 인건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기업들의 부침이 심한 편이다. 지난해 4월 롯데온(롯데마트몰 ‘새벽에 온’), BGF리테일의 헬로네이처 등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발을 뺐다. 7월에는 GS프레시몰, 8월에는 밀키트 업체 프레시지가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반면 코스트코와 G마켓 옥션 등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랜드리테일의 킴스클럽도 오아시스와 손잡고 새벽배송에 나섰다. 네이버쇼핑은 이마트몰·트레이더스·hy 등과의 제휴로 장보기 새벽배송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11

11

월 5회 온라인 식료품 구매, 빠른 배송 중요

고비용 구조임에도 업체들이 새벽배송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소비자들 사이 이미 자리 잡은 ‘배송 편의성=새벽배송’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더구나 식선식품이나 일배상품(매일 배달 상품)은 새벽배송이 필수로 꼽힌다.

11

11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 구매 경험 비율은 지난해 81.5%에서 올해 85.8%로 증가했으며, 구매 빈도는 월 4.96회로 집계됐다. 쿠팡과 이마트몰(SSG닷컴), 네이버쇼핑, 컬리 등이 주요 채널로 꼽혔다. 구매 채널별 이용 이유로 ‘배송이 빨라서’라고 대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채널별 연상 단어에서도 ‘로켓배송’ ‘새벽배송’ ‘쓱배송’ 등이 언급되는 등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9~11일 전국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11

11

오아시스 모델, 성공할까

초록마을 측은 새벽배송 서비스가 대규모 자본이나 설비 투자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이 아닌,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 모기업 정육각과 시너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부터 새벽배송을 해온 정육각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과 노하우를 초록마을에 이식해, 기존 5%에 머물던 온라인몰 매출 비중을 3배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초록마을의 2021년 매출은 2008억원으로 영업손실은 41억원이었다.

초록마을의 새벽배송 모델은 최근 업계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오아시스의 모델과 유사해 눈길을 끈다. 2021년 기준 오아시스는 5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과 컬리가 각각 1조1209억원, 217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아시스는 6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폐기 비용을 최소화하는 등의 전략을 썼다. 초록마을 역시 400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신선식품은 유통 기간이 극도로 짧은 상품으로 폐기 물량 없이 운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며 “온라인 새벽배송과 오프라인 점포라는 멀티 채널을 보완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새벽배송 업계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