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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24일 전쟁 1주년 맞춰 대공세 가능성"…긴장하는 우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육군 병사가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육군 병사가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주년이 되는 오는 24일에 맞춰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 고위 안보 당국자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사무총장 격)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최대 규모의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가능한 모든 것을 결집해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한) 고강도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 16만 병력으로 3방향 동시다발 공세 가능”  

다닐로우 서기는 “러시아는 전쟁 발발 당시와 비슷하게 우크라이나 동·남·북 지역 3방향에서 동시다발로 전면 공격을 벌여올 수 있다”며 “전쟁 개시 1주년이 되는 2월 24일에 맞춰 공격해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 로이터=연합뉴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우리는 향후 2~3주 안에 발생할 수 있는 그 어떤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 부분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군 장병 32만 명 가운데 약 절반인 16만명 정도가 이번 대규모 공격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스카이뉴스는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기념일 전후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날인 2월 23일은 러시아에선 ‘조국 수호자의 날’이다. 1918년 당시 소련의 ‘붉은 군대’가 독일군에게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연방 공휴일이다. 지난해 러시아는 조국 수호자의 날 다음날인 2월 24일 새벽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미확인 격전지에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포격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미확인 격전지에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포격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다만 스카이뉴스는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24일에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아직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징집된 32만명 중 16만명이 이미 최전선에 투입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 서방 관리는 스카이뉴스에 “전통적으로 러시아는 날짜에 맞춰 행동하는 경향이 있고 그 점에서는 우크라이나인들도 같은 문화권에 속한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러시아가 2월 24일에 맞춰 공격할 것이라는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스카이뉴스에 말했다.

“2~3개월 내 승패 결정할 격렬 전투 벌어져”

다닐로우 서기는 이와 별개로 이번 전쟁 들어 가장 격렬한 전투가 수개월 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아주 어려운 시기를 버텨냈지만 최대 규모의 전투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 전투가 올해 2∼3개월 안에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 시기가 전쟁의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측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절실하게 무기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센코 “러시아 형제가 요청하면 언제든 지원”

지난해 12월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의 미공개 장소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의 미공개 장소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AP=연합뉴스

한편 벨라루스가 자국 내에서 러시아군과 각종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짐바브웨를 방문 중인 루카센코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전쟁 지원을 강화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가’란 질문에 “러시아가 당장은 어떤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 형제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개전 당시처럼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재침공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0월부터 벨라루스에 주둔하며 지상과 공중에서 다방면의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날도 벨라루스와 러시아군은 벨라루스 내에서 지역군 연합사령부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8000~1만명의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으며, 벨라루스군과 함께 시가전 상황을 가정한 군사훈련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는 공군 전술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훈련은 이달 1일까지 이어진다. 이외에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대는 전술부대 상륙, 물자 운송, 부상자 후송 등도 함께 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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