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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 벽지 근무환경때문?"...강원, 초등 ‘남교사’ 합격자 더 많아

중앙일보

입력

2017년 9월 초등교사 임용시험 공고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임용시험에 지원할 것을 권고하는 광고를 준비했다. 이 광고는 임용시험 대비 학원이 몰려있는 서울 노량진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에 게시했다. 연합뉴스

2017년 9월 초등교사 임용시험 공고를 앞두고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임용시험에 지원할 것을 권고하는 광고를 준비했다. 이 광고는 임용시험 대비 학원이 몰려있는 서울 노량진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에 게시했다. 연합뉴스

남성 합격자 52%…타 시·도보다 20% 이상 높아 

초등 교단에 ‘여초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강원도 임용시험에서 5년 만에 남성 합격자 수가 여성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2023학년도 강원도 초등교사(일반)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86명 중 남성이 45명(52%)으로 여성(41명·48%)보다 4명 더 많았다. 올해 서울지역 초등교사 합격자 114명 가운데 남성이 11명(9.6%)에 그치는 등 여성이 강세를 보이는 전국적 흐름과 대조를 보인다. 강원도와 인구가 비슷한 충북지역 초등교사 합격자 성비(남성 37.8%)와 따져봐도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다.

강원지역은 최근 5년간 여성 합격자 비율이 지속해서 증가했다. 2019학년도 53.8%였던 여성합격자 비율은 2020학년도에 56.6%, 2021학년도 67.1%, 2022학년도에는 72%로 치솟았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2018년 교사 정원을 감축하는 내용의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

강원 초등교사 임용고시는 2015년~2017년, 2019년 등 4차례나 응시생 미달 사태를 빚었다. 근무지역이 넓고 벽·오지가 많아 수험생들이 응시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정원 감축을 우려한 여성 수험생들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강원도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2023학년도 초등임용 교원 감축안 대응 기자회견에서 배규환 춘천교대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2023학년도 초등임용 교원 감축안 대응 기자회견에서 배규환 춘천교대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원 감축 영향, 한동안 여성 합격자 많아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남성 합격자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며 “교원 감축을 의식한 수험생들이 하향 안정 지원을 하면서 덩달아 여성 합격자 비율이 한동안 높아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이전에는 양상이 달랐다. 남녀 성비가 비교적 대등했다. 2018학년도 초등 교사 남성 합격자는 132명으로 전체 합격자(260명) 가운데 50.8%를 차지해 여성 합격자보다 다소 많았다.

2017학년도 남성 합격자 비율은 54.6%, 2016학년도와 2015학년도에는 남성 비율이 각각 46.9%, 50%를 기록하는 등 성비가 비슷했다. 2014학년도에는 남성 53.6%, 여성 46.4%였다. 과거에도 남성 합격자 비율이 10~30%대인 타· 시도보단 높은 편이었다. 도내 한 교육계 인사는 “남녀 비율을 정해놓고 선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해 남성 합격자 비율이 다시 높아진 정확한 요인을 꼽기는 어렵다”며 “도시 지역을 선호하는 데다 산간벽지가 많은 근무환경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2018년 319명에서 2019년 272명, 2020년 251명으로 줄었다. 2021년 164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03명으로 5년 새 3분의 1이 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3~2029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2029년 강원지역 초등학생 수는 4만9462명으로 5만명 아래로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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