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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견제 손잡은 美·印 ‘국방·IT 공조’ 착착…"제트엔진 공동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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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인도가 국방·우주·정보기술(IT)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한 뒤, 양국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핵심 첨단기술 구상(iCET)'을 발표했다.

미국과 인도가 국방·우주,정보기술(IT) 분야에서 협력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인도가 국방·우주,정보기술(IT) 분야에서 협력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iCET에는 미국 정부 허가 하에 미국 방산업체 GE가 인도와 제트 엔진을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의 반도체업체, 방산업체도 협력을 강화한다. 미국의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장비 소재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을 비롯해 인도 릴라이언스 산업, 아다니그룹의 방위·항공부문,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 등이 이번 구상에 동참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미국은 그간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인도를 동맹으로 끌어들이는 데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

미국은 '누구 편에도 서지 않는다'는 균형외교 기조를 가진 인도와의 협력을 위해 여러 카드를 동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핵심축으로 쿼드(Quad·미국·호주·인도·일본 안보 협의체)를 설정했다. 또 경제 동맹 성격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인도를 참여시키기 위해 일괄 참여 대신 분야를 나눠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받고 공동 군사훈련까지 참여했는데도 미국은 사실상 이를 눈감아줄 정도로 인도에 허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2022년 5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쿼드(Quad·미국·호주·인도·일본 안보 협의체)정상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뉴스

2022년 5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쿼드(Quad·미국·호주·인도·일본 안보 협의체)정상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뉴스

외신들은 인도가 미국과 협력 강화를 결정한 데는 러시아와의 거리 두기와 중국의 위협 고조가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WP는 "인도가 러시아에 군사적 의존도를 낮춘 데다 국경에서 중국과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미국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전했다. FT는 "인도 엘리트들에게 중국과의 국경 분쟁은, 미국인에게 진주만 공습과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인도 상인들이 2022년 12월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중국 상품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제품의 수입이 인도 제조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인도 상인들이 2022년 12월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중국 상품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제품의 수입이 인도 제조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인도가 첨단 산업에서 중국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손을 잡게 된 주요 배경 중 하나다. FT는 "인도 정부는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중국을 벗어나 인도에 더 많이 투자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중국의 위협이 커질수록 인도의 행보에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이 미·인도 관계의 핵심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세관에 압수된 위조 샤넬 가방이 진열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세관에 압수된 위조 샤넬 가방이 진열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2022년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 중국 기업인 위챗·타오바오·바이두 등을 올리며,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큰 위조 제품 유통처로 지목했다. 실제로 미국 세관 국경보호국(CBP)에서 지난 2021년 압수한 위조·해적판 제품의 75%는 중국산이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위조·해적판 제품은 미국 노동자의 경제적 안정을 해치고, 공정한 무역 정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코로나 19 방역 완화로 중국산 위조 제품이 시장에 더 풀릴 우려가 있다면서 중국 당국에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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