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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중국판 ‘KFC’ 등장…패스트푸드 4대장 떠오른 이 업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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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패스트푸드 업계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중국 매장 수 3000개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며 ‘중국판 KFC’ 화라이스(华莱士·WALLACE)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맥도날드, KFC, 화라이스와 함께 패스트푸드 브랜드 4대장으로 떠오른 타쓰팅(塔斯汀·TASTIEN) 얘기다.

사진 계면신문

사진 계면신문

타쓰팅은 ‘중국식 햄버거’를 주력으로 내세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그러나 설립연도인 2012년부터 2017년 이전까지는 장시(江西) 지역을 거점으로 피자를 팔았다.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데다 특정 지역에 국한된 브랜드라 당시 매장 수는 100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던 2018년, ‘직접 굽는 수제 햄버거 번(现烤堡胚)’을 선보이며 전환점을 맞이한다. 고객이 매장에서 수타 반죽에 이어 햄버거 번을 굽는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조치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샤오훙수(小红书) 등 SNS에는 타쓰팅의 햄버거를 맛본 사람들이 “서우좌빙(手抓饼, 중국식 크레페)에 치킨을 함께 먹는 것 같다”는 리뷰를 남겼다. 일명 시그니쳐 메뉴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셈이다.

이후 타쓰팅은 현장에서 구워서 판매하는 ‘중국식 햄버거’를 내세워 베이징(北京) 오리구이 버거, 마파두부 버거 등 중국 요리의 특색을 녹여낸 햄버거 메뉴를 선보였다. 동시에 ‘궈차오(国潮, 애국 소비)’ 흐름을 타고 애국주의 마케팅을 벌이며 매장 컨셉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고속성장의 궤도에 오른다.

사진 웨이보

사진 웨이보

현재 타쓰팅은 중국 211개 도시에 약 30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2000개 매장을 늘렸고, 2022년 2~4분기에만 1800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 타쓰팅 매장의 대부분은 중소 지방 도시에 집중돼 있다. 데이터 플랫폼 자이먼차옌(窄门餐眼)에 따르면, 타쓰팅 매장의 약 80%는 2~5선 도시에 위치하며, 1선 및 신1선 도시 소재 매장 비율은 2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적으로는 광둥(广东), 푸젠(福建), 저장(浙江)성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타쓰팅이 이렇게 빨리 매장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자금 사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기업 정보 플랫폼 톈옌차(天眼查)에 따르면, 타쓰팅의 모회사는 지난 2021년 11월 지분금융을 통해 자본을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언급했듯, 타쓰팅은 ‘중국식 햄버거’를 내세워 여타 패스트푸드점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감자 칩, 콜라, 커피 등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서 볼 수 있는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가격대는 23위안(약 4000원) 안팎으로, 중국 현지에서 가성비 좋은 서양식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통한다.

사진 爱范儿

사진 爱范儿

중국식 햄버거집을 표방하는 만큼, 매장 인테리어에도 중국 색이 진하게 묻어난다. 원목 색의 가구와 중국풍 벽지 등으로 가득한 매장 분위기는 KFC, 맥도날드 등 글로벌 브랜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타쓰팅이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매체 제몐신원(界面新闻)은 틱톡(抖音·더우인)에서 타쓰팅을 검색하면, 똑같은 광고 영상으로 도배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이 저렴한 가격과 현장 조리의 특색을 강조한 광고들이다. 그밖에 타쓰팅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가맹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 방식은 화라이스와 유사하다고 현지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 1만 6000개 매장을 보유한 중국 토종 패스트푸드 최강자 화라이스 역시 저렴한 단가와 적극적인 판촉을 내세워 세를 확장했다. 혹자는 가성비를 내세워 단시간에 매장 수 1위에 등극한 차 음료 브랜드 미쉐빙청(蜜雪冰城)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진 爱范儿

사진 爱范儿

하지만 이러한 확장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매장 운영 모델이 채 검증되기도 전에 복제되어 수많은 매장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생겨날 부작용 때문이다. 실제로 타쓰팅은 식품 안전 이슈 등 소비자 고발에서 자유롭지 못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SNS에 올라온 타쓰팅 매장 및 가맹점 관련 후기 대부분이 알바를 동원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체적인 문제 외에, 동종업계에서의 경쟁도 타쓰팅이 넘어야 할 관문이다. 지난 1987년 중국 베이징 첸먼(前门)의 KFC 1호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중국 햄버거 시장은 천억 위안(약 18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맥도날드, KFC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개발해 선보이며 현지화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쉐이크쉑(Shake Shack), 파이브 가이즈(Five Guys) 등 유명 버거 브랜드가 중국 개점을 앞두고 수많은 인플루언서를 동원하기도 했다.

인지도 없던 타쓰팅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매장을 2000개 넘게 늘린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식 햄버거를 내세운 타쓰팅이 향후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맞서며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 화라이스에 도전할 새로운 토종 브랜드의 등장에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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