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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앞으로 F-35·항모전단 등 전략자산 더 많이 전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31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1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방한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북한의 핵 위협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한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실효적이고 강력한 한·미 확장억제 체계가 도출되도록 협의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 연합연습의 실전적 시행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에 “미국은 연합방위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한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전략자산인) F-22, F-35 등 5세대 전투기와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철통(Ironclad)같고, 확장억제 공약 역시 확고하며 이는 핵, 재래식, 미사일방어 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포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눈에 보이는 전략자산을 통해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도 회견에서 “저와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연합연습·훈련의 규모와 수준을 더 확대하고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연합 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고, 대규모 연합합동화력시범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두 장관이 지난해 11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후 석 달 만에 다시 만난 것은 윤 대통령의 말대로 국내에서 점증하는 북한 핵 위협을 우려하며 이에 맞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또는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30일 최종현학술원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76.6%가 자체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51.3%)와 ‘그렇지 않다’(48.7%)는 답변에 큰 차이가 없었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 및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구심을 의식한 듯한 구두 선언과 각종 조치를 쏟아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국의 한국 방위공약은 그냥 슬로건이 아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에 보낸 기고문에서는 “적이 우리 중 한 나라에 도전할 경우 한·미 동맹 전체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배포된 공동보도문에는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조치들을 공동으로 재확인해 나간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 장관은 이를 두고 올 하반기 한·미 SCM 전까지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이 개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정 TDS에는 고도화된 북한 핵 위협에 따라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오스틴 장관의 방한으로 한국민의 안보 불안감이 단번에 해소됐다고 보기엔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국 입장에선 동맹국에 불안이 싹틀 때마다 (핵우산 제공)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행보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현 상황을 적절히 활용해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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