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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회장 “파종·수확 일손 달리는 농촌…로봇회사 투자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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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3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나상현 기자

지난 3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나상현 기자

농협이 파프리카·딸기·배 등 국내 농식품의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 유통 구조 혁신도 지속한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30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세계 농식품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해외 주요 식품매장을 둘러보니 우리 채소와 과일, 김치 등 가공식품을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은 이미 김치·파프리카·딸기·샤인머스캣·귤·배 등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며 “과거 경영합리화차원에서 축소했던 해외 연락 사무소 15곳을 부활시키고, 해외에서 통할 가공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농협식품R&D연구소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농촌 고령화·소멸 현상에 맞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애그테크(농업기술)와 로봇 회사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농사 인구가 부족해지는 것에 대비하고, 미래에는 농산물 파종부터 생산·수확까지 로봇이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농촌 인구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펼친다. 그는 “농촌을 방문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생활 인구’에 초점을 맞춘 ‘함께하는 100년 농촌 운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농촌체험 관광, 팜스테이 등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고, 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해 청년농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유통 혁신’을 강조했고, 성과를 거뒀다. 전국 8개 김치 공장을 통합하고, 매입 담당 직원들이 현장에서 생산된 김치를 바로 대형마트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줄였다. 쿠팡·마켓컬리와도 협업해 온라인 판매 경로도 확대했다. 그는 “최근 한우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한우 유통 구조가 너무 복잡해 산지 도매가와 소비자가가 너무 차이가 크다”며 “중간 유통 단계를 더 크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쌀값 안정을 위한 대안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쌀 소비는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에 가격 안정화를 위해선 쌀 생산 면적을 줄여야 한다”며 “일정 범위 내에서 농지에 보관·판매·냉동시설 등 농가에 필요한 건물을 짓게 관련 규제를 풀어주면 경지면적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쌀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농협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성비위, 횡령사고 등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합당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업무지도와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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