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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김건희…3개월 전 캄보디아 소년과 약속 지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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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심장 질환을 앓던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를 만나 김 여사가 했던 약속이다. 31일 김 여사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로타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만났다. 김 여사와의 첫 만남 이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로타는 지난달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수술을 받고 최근 퇴원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초청해 이뤄진 이날 재회엔 로타를 치료한 의료진과 도움을 준 기업 관계자도 함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와 축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와 축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로타는 꽃으로 장식한 엽서에 감사 인사를 적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귀국을 앞둔 로타에게 책가방과 문구류를 선물했다. 심장 질환을 앓아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는 로타의 말에 윤 대통령은 즉석에서 축구공을 선물하고, 함께 공놀이도 했다. 김 여사는 “11월 캄보디아에서 로타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기적과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가 3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떡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3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떡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로타와의 만남은 윤 대통령의 일정에 김 여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공지됐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처음부터 공들여 준비한 행사”라고 전했다.

이렇듯 김 여사는 연이은 공개 일정으로 보폭을 넓히며 영부인으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로타와의 만남 뒤엔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단독 일정이었다. 김 여사는 신년 인사회에서 “순방을 다니다 보니 해외 정상께서 한국 디자인과 문화, 패션을 저에게 여쭤보시고 관심을 가지셨다”며 “디자이너분들께서는 그런 기대 속에 항상 계시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달 초엔 홀로 ‘보수 유세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서문 시장을 찾았고, 지난주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윤 대통령과의 연애담도 풀어놓았다. 김 여사와 식사를 했던 한 여당 의원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김 여사의 최근 공개 일정과 관련해 “대통령이 함께하지 못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사회적 약자를 격려하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며 “기획자로서 그동안의 여정이 있었기에, 공감대를 더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광폭 행보’라는 표현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영부인들과 지금 김 여사의 행보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사회적 약자를 보듬으며 김 여사의 전문성을 살린 문화계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도 여당 여성 의원을 초청해 오찬을 갖곤 했다. 영부인과 국회의원 배우자와의 만남도 관례에 가까웠다. 여당의 한 여성 초선 의원은 “김 여사가 평범한 행보를 해도 야당에서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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