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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회장 "농산물·가공식품 수출 확대…유통구조 혁신도 지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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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농협이 전 세계 곳곳에 마련한 15개 전진기지를 통해 파프리카·딸기·배 등 국내 농식품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농협 김치 공장 통합을 비롯한 유통 구조 혁신도 지속할 계획이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3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 농식품 시장을 우리가 점령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이 회장은 농촌 고령화·소멸 현상에 맞대응하기 위해 애드테크(농업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농촌 생활 인구 및 청년농 인구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해외에서 한국산 농식품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농식품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전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대형 슈퍼에 갔는데 불닭볶음면이 많이 진열돼 있었다. 이처럼 해외 입맛에 맞는 우리 채소와 과일, 그리고 김치 등 가공식품도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김치·파프리카·딸기·샤인머스켓·귤 등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고, 특히 일본에서 한국산 파프리카는 (파프리카 강국인) 네덜란드산만큼이나 알아준다.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소개해준다면.
과거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축소했던 해외 연락 사무소를 대부분 부활시켰다. 일본·베트남·프랑스 등 전 세계 15곳의 연락 사무소가 우리 농식품 수출 전진 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에서 통할 가공식품도 개발하기 위해 전국 119개 농협 가공공장과 농협식품R&D연구소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취임 초기에 ‘유통 혁신’을 강조했다. 재임 기간에 이룬 성과를 소개해달라.
아직 100% 완성을 못 했지만, 지난 3년간 유통 구조 혁신을 위해 꾸준히 힘써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지난해 김치 가공 공장을 통합한 일이 가장 보람차다. 전국 8개 김치 공장을 통합하고, 매입 담당 직원들이 현장에서 생산된 김치를 바로 대형마트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크게 줄였다. 온라인 커머스 강자인 쿠팡·마켓컬리와도 협업해 온라인 판매 경로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우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유통 구조 문제일까.
그렇다. 한우 유통 구조가 너무 복잡해 산지 도매가와 소비자가가 너무 차이가 크다. 중간 유통 단계를 크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농협은 전국 매장에서 한우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고, 생산비를 줄이기 위한 자체 연구도 하고 있다.
국민 쌀 소비량이 감소하다 보니 쌀값도 크게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쌀 소비는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에 가격 안정화를 위해선 쌀 생산 면적을 줄여야 한다. 대체 작물을 심으면 지원해주는 방식도 있지만, 일정 범위 내에서 농지에 보관ㆍ판매ㆍ냉동시설 등 농가에 필요한 건물을 짓게 관련 규제를 풀어주면 경지면적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쌀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최근 농촌 소멸, 인구 고령화 등 농업·농촌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농협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사업·관광·통근통학 등 목적으로 농촌을 방문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생활 인구’에 초점을 맞춘 ‘함께하는 100년 농촌 운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체험 관광, 팜스테이 등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농촌 공간을 정비해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겠다.
구체적인 디지털 혁신 방안을 소개해달라.
향후 로봇에 투자할 계획이다. 농사 인구가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에 로봇을 통한 농업의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 미래에 농산물 파종부터 생산, 수확까지 로봇이 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 미리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해 농민들에게 로봇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 스마트팜 시설도 내년까지 누적 기준 100개로 늘리고, 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한 청년농 인구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최근 농협에서 직장 내 괴롭힘, 성비위, 횡령사고 등이 일어났다.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직원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비보를 접하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직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사건들을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합당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반드시 챙겨보겠다. 이러한 사고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지도와 관리 감독도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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