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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유럽 덮친 살인 더위… 하몬 생산량도 줄어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기후변화로 스페인 고급 햄 ‘하몬 이베리코 베요타’ 공급이 줄어들었다. 돼지의 사료인 도토리가 기후 변화로 인해 흉작을 겪어서다.

가뭄으로 갈라진 땅에서 풀 한포기가 자라고 있다. 지난해 8월 스페인 말라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가뭄으로 갈라진 땅에서 풀 한포기가 자라고 있다. 지난해 8월 스페인 말라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지난해 스페인 서부 엑스트레마두라주(州)에서 ‘하몬 이베리코 베요타’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하몬 이베리코는 스페인 고유 혈통 흑돼지인 ‘이베리코’의 뒷다리를 염장 숙성해 만든다. 이 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하몬 이베리코 베요타’는 자연방목을 통해 도토리나 허브 등 천연사료만으로 사육한 돼지로 만든다.

특히 도축 전 마지막 한 달 동안 흑돼지를 스페인 서부에 위치한 참나무 숲 데헤사에 풀어놓고 이곳에서 나는 도토리를 먹여야 한다.
그러나 데헤사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도토리가 부족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도토리 수확에 큰 차질을 빚었다.

엑스트레마두라의 강수량은 지난 50년 사이 35%나 감소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페인의 대표 하몬 생산 업체인 ‘세뇨리오 데 몬타네라’ 대표 프란시스코 에스파라고는 “데헤사의 참나무는 길고 덥고 건조한 여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면서 올해 여름도 지난해만큼 건조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난해 극심한 더위를 겪은 서유럽에서 2만명 이상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각국 공식 기상·사망자 통계 등을 취합·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스페인 국책 카를로스3세 보건연구소는 지난해 6∼8월 폭염 관련 사망자가 4655명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최고 기온이 영국 런던에서는 섭씨 40도가 넘었고,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서는 42도, 스페인의 세비야와 코르도바에서는 44도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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