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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회 “섹슈얼리티‧성평등‧성소수자 빠진 교육과정은 성교육 배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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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섹슈얼리티(광범위한 성생활)’ ‘성평등’ ‘성소수자’ 용어가 삭제된 데 대해 성(性)학 전문가들이 재논의를 요구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31일 대한성학회(회장 김탁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2022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교육과정’ 재논의 촉구 성명서를 내고 “수십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성교육에 대한 연구와 실천을 이어온 성학 전문가들의 학술적 연구와 실천 성과를 교육 과정에 제대로 반영해 재논의하라”고 밝혔다. 대한성학회는 의학·간호학·보건학·심리학 등 각계 성전문가들이 즐거운 성과 성문화 조성을 위해 모여 만든 학술단체로 회원 700여명이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선 성소수자를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성평등을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섹슈얼리티 용어도 삭제됐다. 이에 대해 대한성학회는 “세계보건기구(WHO)·UN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국제기준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건강 복지를 위해 하는 심각한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성학회는 “학교 성교육은 민주시민 교육이라 할 만큼 자신 성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회 구조적 평등을 실천할 수 있는 가치 함양이 목적”이라며 “교육과정은 시대를 반영하는 향후 교육 방향과 범위를 규정하기 때문에 내용과 함의를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성교육은 인권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포괄적 성교육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는 게 학회 의견이다.

대한성학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교육 과정에서 빠졌던 섹슈얼리티 용어와 성소수자·성평등 개념을 다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여성·성소수자·청소년·장애인·이주민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성과 삶의 주체라는 가치를 명확히 하는 성교육 제공 ▶전문가의 지속적 성교육이 가능한 제도 마련 ▶공교육 성교육 강화 ▶모든 어린이·청소년에게 성교육 제공 ▶교육과정 재논의 때 성학 전문가 의견 수렴을 촉구했다. 이들은 “섹슈얼리티·성평등·성소수자 용어 삭제는 성교육에 대한 학문적 배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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