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저절로 나아집니다”…진료 대기만 3년, 척추의 神

  • 카드 발행 일시2023.02.01

“아이고 교수님, 허리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말도 못하게 아픕니다.”

“아니, 잘 낫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됐나요?”

“더 좋아지라고 유튜브에서 본 ‘허리에 좋은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과거 심한 허리 통증을 앓았으나 진료를 받고 나아진 한 환자가 다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왔다. 환자가 그간 열심히 했던 운동을 살펴보니 대부분 허리를 구부렸다 펴는 동작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 환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목·허리 디스크가 좋아지길 바라며 오히려 디스크 찢는 잘못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들 말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환자들과 일반인이 참고할 만한 콘텐트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척추의 신(神)’으로 불리는 정선근(59)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얘기다. 목·허리 디스크 환자 300만 명 시대, 정 교수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3년 가까이 줄을 서야 할 만큼 환자가 몰린다. 그는 시간을 쪼개 책과 유튜브 등을 통해 올바른 척추관리·운동법을 알리는 데도 정성을 쏟는다.

진료를 오래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서라고 한다. 정 교수가 쓴 책 『백년목』 『백년허리』 『백년운동』은 디스크 환자들에게 바이블로 통한다. 그가 만든 유튜브 채널 ‘정선근TV’는 구독자 수가 100만 명에 육박한다. 전업 유튜버가 아닌 임상 의사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정 교수는 올해 안식년을 맞아 진료실을 떠나 있게 됐다. 그런데도 그는 환자들에 대한 걱정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