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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생산·소비·투자 늘었다지만…연말 생산 32개월만 최대 감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는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경기둔화 지표가 줄줄이 나오면서다. 지난해 12월 생산은 3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투자는 급감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는 6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년 연간 기준으로 보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늘었다지만, 연말부터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제조업 부진에 생산 큰 폭으로 감소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면서 경제에 충격이 닥쳤던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생산은 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11월 반등했지만, 반짝 반등에 그쳤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히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2.9% 줄었다. 자동차(-9.5%)와 전자부품(-13.1%)이 전월보다 생산 감소 폭이 컸다. 제조업의 생산설비 이용도를 알 수 있는 평균가동률은 70.3%로 전월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 7월 이후 가장 낮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줄면서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4개월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10년 6~9월 이후 12년 3개월 만이다.

설비투자, 전월 대비 -7.1%

투자 감소 폭도 크다. 경기 전망이 어두운 데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투자를 줄였다는 풀이가 나온다. 지난달 설비투자가 전월보다 7.1% 감소하면서다. 반도체 제조용 등 기계류(-7.8%)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4.8%)에 대한 투자가 모두 줄었다. 건축과 플랜트 등 토목의 공사 실적도 모두 감소하면서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9.5%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통신기기‧컴퓨터와 같은 내구재 판매는 2.7% 줄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11.1%), 화장품 등 비내구재(0.1%)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물건은 덜 샀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코로나 방역 완화 등이 겹치면서 꾸밈 관련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전망 지수’, 6개월 연속 하락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 상승 등으로 수출과 제조업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내수 회복 흐름이 약화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했다”며 “중국 리오프닝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그간 누적된 재고와 수출 감소세 지속, 반도체 경기 하강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부정적 전망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내리면서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하락 폭은 2020년 4월(-1.2포인트)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연간으론 증가했다지만, 어두운 연말

한편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이 4.8% 늘면서 전산업 생산지수가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비대면 서비스 회복이 두드러지면서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1년 전보다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같은 기간 3.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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