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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시의원 성추행' 세종시의장…민주당 12명 막아 불신임 불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동료 시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세종시의회 상병헌(57.더불어민주당) 의장 불신임안 상정이 소속 의원들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30일 세종시의회에서 제80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이날 상병헌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 여부를 놓고 투표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반대로 무산됐다. [사진 세종시의회]

지난 30일 세종시의회에서 제80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이날 상병헌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 여부를 놓고 투표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반대로 무산됐다. [사진 세종시의회]

세종시의회는 지난 30일 열린 제80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이번 회기 중 의장 불신임안을 다룰지를 놓고 공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의원 20명 중 12명이 ‘다루지 말자’고 투표했다.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놓고 투표하는 게 아니라 상정 자체를 무산시킨 것이다. 반대표를 던진 12명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시의원 20명 중 민주당 12명 '반대표' 던져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 7명과 성추행 피해 당사자인 민주당 유인의 의원이 ‘불신임안 상정’에 투표했지만, 의석수로 맞선 민주당 벽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과 정회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힘 의원들은 “의장이 독선”이라고 반발했다.

국힘의힘 의원들은 지난 30일 이뤄진 처리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대책을 마련 중이다. 관련 법규와 행정안정부 질의·회신,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한 결과 ‘의장이 의사일정을 작성하지 않으면 부의장의 직무대리 규정에 따라 부의장이 의사일정을 작성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들은 운영위원회 의사일정 변경안 심의를 거쳐 부의장이 본회의를 개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10일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세종시의회]

지난 10일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세종시의회]

세종시의회 김광운 의원(국민의힘 원내대표)은 “상병헌 의장이 명백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는데도 (혐의를) 부인하며 버티고 있다”며 “2월 초 임시회 열고 (상병헌) 의장 불신임안 상정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상병헌 의장 집무실·자택 압수수색…검찰 송치 

상 의장은 지난해 8월 시의원 국회 연수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앞에서 같은 당 소속 유인호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국민의힘 소속 김광운 의원도 당시 상 의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소·고발 없이 사건을 인지한 뒤 상 의장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를 거쳐 지난 20일 그를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상 의장은 “성추행 주장이 반복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그 누구에게도 성추행이라고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 머지않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세종시의회]

지난 10일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세종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상 의장은) 의장직과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세종시당도 상 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 원내대표인 여미전 의원은 “의혹은 조사 영역에 맡기고 시민을 위한 민생과 정책을 협의하는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반박했다.

국힘 세종시의원들 "의장·의원직 사퇴" 촉구 

상 의장은 지난해 20일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이 시의회에 접수되자 “여러 가지 절차와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불신임안 상정 자체를 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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