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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세 장수비결? 독같은 사람 피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스페인 카탈루냐의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현존 세계 최고령자가 됐다. 1907년 3월 4일에 태어난 그는 올해 115세로 제1차 세계대전도 겪었다. [사진 모레라 트위터]

스페인 카탈루냐의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현존 세계 최고령자가 됐다. 1907년 3월 4일에 태어난 그는 올해 115세로 제1차 세계대전도 겪었다. [사진 모레라 트위터]

“장수 비결은 규칙적인 일상과 가족·친구와의 좋은 관계, 자연과의 교감입니다. 걱정도 후회도 하지 마세요. 그리고 독과 같은 사람과 떨어져 지내세요.”

115세 나이로 현존하는 최고령자가 된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밝힌 장수의 비결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그가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같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한 요양원에 머무는 모레라는 지난 17일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가 118세로 숨지자 최고령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가디언·CNN 등에 따르면 모레라는 지병 없이 건강한 상태다. 특히 딸 등 가족의 도움을 받아 트위터·페이스북 등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즐길 정도로 정정하다고 한다. 그는 트위터에서 자신을 ‘수퍼 카탈루냐 할머니’라고 지칭하며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젊은 시절 사진이나, 자신이 체득한 삶의 지혜, 명언 등을 종종 게시한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엔 “인생은 누구에게나 영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람들과 인생을 함께 즐기라”고 전했다.

모레라는 1907년 3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텍사스와 뉴올리언스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스페인어 잡지 메르쿠리오(Mercurio)를 창간한 언론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5년, 아버지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자 가족들은 스페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선박에 올랐다. 하지만 아버지는 배 위에서 폐결핵으로 숨졌고, 모레라도 당시 사고로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고 한다. 이후 남은 가족과 바르셀로나에 정착했다.

모레라는 24세에 외과 의사 조안 모렛과 결혼했다. 그는 스페인 내전(1936~39년) 당시 남편을 도와 간호사로 일하기도 했다. 남편이 72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0년 넘게 결혼 생활을 유지했고,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뒀다. 그의 막내딸은 올해 78세다. 손자는 11명, 증손자는 13명이 있다.

CNN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별다른 합병증 없이 건강을 회복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기 전이었다. 2021년 1월 앙드레 수녀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기 전까진 최고령 코로나19 생존자 기록도 보유했다.

평온한 마음을 갖는 것을 장수 비결 중 하나로 꼽았던 모레라는 최근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는 앙드레 수녀 선종 뒤인 지난 21일, 트위터에 “나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놀랍고 감사하지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더는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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