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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대가”로 檢 나간다는 이재명…장기전 대비 장외투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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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조사에 대해 “이미 199쪽에 이르는 조서를 작성했는데, 오후 늦게 부터 질문이 중복되고 조사 속도도 매우 느려졌다”며 “시간을 끌어서 재소환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조사에 대해 “이미 199쪽에 이르는 조서를 작성했는데, 오후 늦게 부터 질문이 중복되고 조사 속도도 매우 느려졌다”며 “시간을 끌어서 재소환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재소환 통보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검찰 소환 통보를 ‘승자의 발길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승자에 발길질을 당하고 또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 고통에 비교하겠느냐”며 “(검찰이) 그렇게 간절하게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검사독재정권이 탄생하는 과정”이라며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공포정치를 통해 국민을 억압하고 야당을 말살하고, 검사독재 장기 집권을 꿈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라고도 했다.

이 대표의 재출석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재판까지 대비한 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 방침을 굳힌 만큼,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게 유일한 출구”라며 “검찰에 다시 나가기로 한 건 사법부를 고려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비공개회의에서도 일부 참석자는 “출석해야 검찰의 영장·기소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민주당은 장외투쟁 카드도 꺼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과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보고 대회를 이번 주말 서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국민보고 대회를 다음 달 4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당내에선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시민 추모대회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윤석열 검사독재 규탄한다”, “김건희 특검 수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윤석열 검사독재 규탄한다”, “김건희 특검 수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월 임시국회는 다음 달 28일까지다. 현역 의원인 이 대표는 국회 회기 중 체포동의안 가결 없이는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는다. 다만 ‘방탄 국회’ 논란은 민주당의 부담스러운 요소다.

이를 고려한 듯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참사 진상규명 ▶난방비 사태 등 민생법안 등을 과제로 나열했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저를 검찰청으로만 자꾸 부르지 마시고, 용산으로도 불러주시면 민생과 경제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찰 독재’라며 돌입한 장외투쟁이 여론의 지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광우병 파동’(2008년)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이번 장외투쟁을 '제2 조국 사태'(2019년)로 간주하고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결국 검찰 수사는 재판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사안”이라며 “한두 번 하는 집회라면 모를까, 총선을 1년여 앞두고 거리로 나가는 건 무모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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