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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 모임’에 발빼는 친윤·친명…“지금 전면전인데 굳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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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선거제 개편을 위해 여야 의원 121명이 참여한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하 정치개혁 모임)’이 30일 발족했다. 하지만 여야 핵심인 친윤계와 친명계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개혁 모임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이들은 “당리당략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가장 잘 수렴하는 선거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선거제 개편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다뤄지고 있지만, 올해 4월이 마지노선인 선거구 획정 법정기한까지는 처리가 빠듯하다는 평가다. 이에 선거제 개편 논의를 정개특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활발한 장외토론을 통해 타협안을 도출하겠다는 게 이 모임의 목표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해 있다. 김성룡 기자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해 있다. 김성룡 기자

이날 오후 4시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여야 의원은 총 121명이다. 현재 재적 의원 299명의 40%가 넘는 숫자다. 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선거제 개편 논의를 끌어갈 추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각 당의 주류를 형성하는 친윤계와 친명계가 대부분 빠져서다.

정치개혁 모임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41명이 참여했지만 ‘윤핵관’인 장제원·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 등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을 이끄는 김정재·박수영 의원이나 친윤계이자 정개특위 간사인 이양수 의원도 빠져 있다. 친윤계 유상범 의원만이 최형두 간사의 간곡한 요청으로 출범식 당일 수락했다고 한다. 범(汎)친윤계에선 지난해 정개특위에서 활동한 이용호 의원 정도만 합류했다.

지난해 7월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비윤계는 대거 참여했다. 유승민계인 유의동·김병욱(포항 남·울릉)·류성걸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계파색이 옅은 조해진·하태경·김도읍·김상훈·서병수·이태규·최재형 의원 등도 참여했다. 비윤계는 20여명으로 국민의힘 참여 의원 중 반수를 넘는다.

이렇듯 친윤계 참여가 미비한 것은 선거제 개편을 윤석열 정부의 당면과제로 여기지 않은 탓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월 초 윤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당 내부적으로 관련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 한 비윤계 의원은 “친윤계 의원에게 참여 여부를 타진했지만 ‘3·8 전당대회가 눈앞인 데다가 선거제 개편은 당면과제도 아니라서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민주당 참여 의원 70명 가운데 원조 친명계인 7인회 출신은 정성호·김병욱(성남 분당을) 의원이 합류했다. 범(汎)친명계에선 서영교·박주민·장경태·김승원 의원 등이 참여하는 데 그쳤다. 반면에 친문계에선 전해철·홍영표·박광온·도종환·권칠승·김종민·전재수·최인호·신동근·김영배·오기형·고민정 의원이, 86그룹에선 기동민·송갑석·고영인·김원이 의원 등이 참여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친명계가 적극적이지 않은 데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현재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장외투쟁을 예고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다. 친명계 의원은 “여권과 강 대 강 대치가 시작됐는데 한가롭게 선거제 개편 논의를 지금 해야겠느냐는 회의론이 당내에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축사를 했지만 모임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다. 반면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축사도 했고, 이름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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