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감방 갈 각오 한다"…尹에 '미치겠다' 호소한 충북지사 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청주 그랜드플라자에서 한국 외식업중앙회와 못난이 김치 판매 협약식에 앞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충청북도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청주 그랜드플라자에서 한국 외식업중앙회와 못난이 김치 판매 협약식에 앞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충청북도

“활주로 드러눕겠다” SNS에 규제 철폐 촉구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치겠다’는 발언으로 답답함을 호소한 김영환 충북지사가 규제 완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규제 철폐 없이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은 없다”며 “제 한 몸 바쳐 규제 철폐 운동을 전개하겠다. 도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자치단체장과 힘을 모아 규제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남기며 이목을 끌었다. 그는 “봄이 오면 머리띠 두르고 오송과 청주공항 활주로에 드러눕겠다” “감방 갈 각오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하면서 규제 철폐를 촉구했다. 그는 대표 사례로 오송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대청호 개발 과정에서 직면한 규제를 언급했다.

오송3산단은 오송역 인근 산업단지 부지로 충북도는 2021년 12월 국토교통부에 사업승인신청을 했다. 부지 규모는 676만5000㎡(205만평)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화장품, 신재생에너지 등 190개 업체가 입주 의사를 밝혔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 캠퍼스와 국제고 설립 계획도 세웠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규제 철폐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규제 철폐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농지 많아 반토막”…김영환 “신쇄국정책”

하지만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 협의 과정에서 “산단 내 농업진흥지역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부동의’ 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충북도가 제안한 면적의 절반 정도(330만㎡·100만평)만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200만평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송의 농업진흥지역을 지키기 위해 바이오·배터리 등 첨단산업단지를 불허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신쇄국정책”이라고 말했다.

청주공항은 화물 물류 운송을 위한 활주로 연장을 요청했다. 청주공항은 17전투비행단이 만든 군용활주로 2개 중 1개를 나눠 쓰고 있다. 김 지사는 “청주공항은 군용활주로 1개 중 50~70% 정도만 민간항공기에 내주고 있다”며 “현재 1시간당 6~7회인 슬롯 배정 횟수를 더 늘리거나 활주로 한 개를 민간에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7월 대청호가 보이는 충북 청주시 문의면 문의문화재단지 놀이마당에서 취임식을 했다. 사진 충북도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7월 대청호가 보이는 충북 청주시 문의면 문의문화재단지 놀이마당에서 취임식을 했다. 사진 충북도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갑자기 10배 늘려” 

김 지사는 핵심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역시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고 언급했다. 충북도는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를 이 사업의 구심점으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청남대가 있는 대청호는 상수원 보호구역(1980년·150㎢), 특별대책지역 1·2권역(1990년), 수변구역(2002년)으로 삼중 규제로 개발 제한에 걸려있다.

김 지사는 “정부는 대청호에 상수원보호구역을 설정하면서 애초 15㎢였던 면적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10배에 가깝게 늘려놨다”며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있는 해제 면적은 문의면 소재지 1곳(0.27㎢)에 불과한 데 적어도 청남대 주변을 포함해 5㎢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북지사가 주장하는 규제개혁, 범국민운동을 제안한다”는 글을 띄워 힘을 보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