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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LH가 산 강북 미분양 아파트, 내 돈이면 이 값에 안 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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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주요현안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 국토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주요현안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 국토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매입한 서울 강북의 악성 미분양 아파트 매입 논란에 대해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고 밝혔다.

30일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며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원 장관은 “결국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LH는 전세매입임대 사업 일환으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구를 가구당 2억1000만∼2억6000만원대, 총 79억4950만원에 매입했다. LH는 분양가의 12% 할인된 금액으로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해 서울의 대표적인 미분양 아파트다. 지난해 2월 본청약에서 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으나, 미계약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해 7월 15% 할인 분양에 나섰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계속 미분양 아파트로 남았다. 그럼에도 LH가 이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고가 매입 논란이 일었다.

원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라며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 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공공기관을 통한 취약계층 대상 민간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미분양 주택들이 시장에 나오는데 정부 공공기관이 이를 매입하거나 임차해서 취약계층에게 다시 임대를 하는 이런 방안도 깊이 있게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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