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이국적인 곳에서의 삶을 꿈꿉니다. 저도 아주 어릴 적부터 그런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듯,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번 미루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가고 문득 ‘더는 미루면 결국 꿈으로만 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른 살이 되던 해,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뉴질랜드로 향했습니다. 지금은 제2의 고향이 된 그곳으로요.
![뉴질랜드 홀푸드 카페의 인기 메뉴를 재현한 구운 채소 샌드위치. [사진 중앙북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1/30/224345c5-a032-4e6e-9067-02a85ae30360.jpg)
뉴질랜드 홀푸드 카페의 인기 메뉴를 재현한 구운 채소 샌드위치. [사진 중앙북스]
뉴질랜드에 도착한 후 유명한 홀푸드 카페(wholesome food café, 채식을 비롯해 건강에 좋은 요리를 선보이는 카페)에 찾아갔어요. 친한 친구가 거기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친구가 처음 내어줬던 요리가 바로 오늘 소개할 ‘구운 채소 샌드위치’입니다. 사워도우 사이에 노릇하게 구운 당근과 비트, 주키니호박이 듬뿍 들어있었는데요. 온통 채소뿐이어서 이게 과연 맛있을까 의심이 들었는데, 한입 베어 문 순간 괜한 걱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잘 구운 채소에서 느껴지는 채소 본연의 맛과 감칠맛, 담백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서 정말 맛있게 먹었거든요. 나중에 그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때 점심으로 가장 자주 먹은 메뉴가 이 샌드위치랍니다. 물론 카페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이기도 하고요.
채소를 구워 빵에 끼우기만 했으니 맛이 뻔하지 않냐고요? 이 샌드위치에는 채소 맛을 끌어올리고 이국적인 풍미를 더 해주는 비장의 카드가 있습니다. 바로 ‘토마토 카순디 소스’ 입니다. 토마토와 당근에 생강, 마늘, 칠리 플레이크, 강황 가루 등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인도 전통 비건 소스인데 감칠맛과 함께 여러 향신료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 다양한 요리의 디핑 소스로도 잘 어울립니다.
![채소 맛을 살리는 토마토 카순디 소스, 만들기 번거롭다면 시판 소스로 대체할 수 있다. [사진 중앙북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1/30/83b503b5-b2a6-46e9-af70-58c5cc230338.jpg)
채소 맛을 살리는 토마토 카순디 소스, 만들기 번거롭다면 시판 소스로 대체할 수 있다. [사진 중앙북스]
뉴질랜드에 있는 동안 이 구운 채소 샌드위치를 많이 만들고, 자주 먹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에게 뉴질랜드의 맛은 이 샌드위치로 귀결됩니다. 생각보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요. 먹어보면 오롯이 느껴지는 채소의 맛과 이국적인 풍미에 반할 겁니다. 불규칙한 식사와 과식으로 속이 더부룩할 때 먹기 좋은 가볍고 맛있는 요리를 찾고 있다면 꼭 한번 만들어보시길 바라요. 애정하는 도시의 맛을 떠올리며 즐긴다면 더욱 좋고요.
Today’s Recipe 구운 채소 샌드위치
“레시피처럼 캐슈너트 마요네즈나 비건 마요네즈를 사용하면 완벽한 채식 요리가 되지만, 비건이 아니라면 일반 마요네즈를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토마토 카순디 소스는 시중에 판매되는 선드라이드 토마토 페이스트로 대체할 수 있어요.”
![구운 채소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채소들. 좋아하는 채소로 바꿀 수 있다. [사진 중앙북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1/30/232b6a0b-5943-42df-8dd8-10f5d2a8ab6b.jpg)
구운 채소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채소들. 좋아하는 채소로 바꿀 수 있다. [사진 중앙북스]
재료 준비
구운 채소 샌드위치(1인분): 사워도우 슬라이스 2개, 주키니호박 1/10개(60g), 미니 당근 3개, 양파 1/4개, 비트 1/8개(50g), 브로콜리 1/8개, 올리브오일 1큰술, 펜넬시드 1작은술, 소금 조금, 후춧가루 조금, 캐슈 마요네즈 1큰술(또는 비건 마요네즈), 토마토 카순디 소스 1큰술(또는 선드라이드 토마토 페이스트)
토마토 카순디 소스(약 500 mL): 선드라이 토마토 1컵, 당근 1개(200g)(또는 빨강 파프리카 1개), 생강 2톨(10g), 마늘 3톨, 머스코바도 설탕 5큰술(또는 황설탕), 올리브오일 5큰술, 사과식초 4큰술, 강황 가루 1큰술, 소금 1큰술, 칠리 플레이크(크러시드 레드페퍼) 1작은술, 후춧가루 1/4작은술
구운 채소 샌드위치 만드는 법
1. 주키니호박은 길게 반 잘라 1.5cm 두께로 어슷하게 썰고, 비트는 1cm×6cm 스틱 모양으로 자른다. 양파는 채 썰고, 브로콜리는 작은 송이로 나눠 반 자른다. 미니 당근 중 큰 것은 길게 반 자른다.
2. 오븐 팬에 자른 채소를 올리고 그 위에 올리브오일, 펜넬시드, 소금, 후춧가루를 골고루 뿌린다.
3. 200℃로 예열된 오븐에 ②를 넣고 25~30분간 노릇하게 굽는다.
4. 사워도우 하나에 토마토 카순디 소스를 펴 바르고 나머지 하나에는 캐슈 마요네즈를 고루 펴 바른다.
5. 사워도우 하나에 구운 채소들을 올리고 나머지 사워도우로 덮어 완성한다.
토마토 카순디 소스 만드는 법
1. 당근은 껍질을 제거하고 한입 크기로 썬다. 파프리카를 사용할 경우 꼭지와 씨를 제거한 뒤 한입 크기로 썬다.
2. 믹서에 모든 재료를 넣고 곱게 간다.
김가영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COOKING과 SSG는 여행의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요리 〈내가 사랑한 도시, 그곳의 맛〉기획전을 준비했습니다. ‘구운 채소 샌드위치’를 SSG에서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