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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 한파로 10년 만에 벤처투자 꺾였다…글로벌 유니콘 수도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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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위기로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1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 감소세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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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파악됐다고 29일 밝혔다. 집계 범위는 중기부 소관 벤처투자조합 투자금액과 창업투자회사의 직접 투자금액이다. 벤처투자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황도 수치로 가시화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투자 경색이 나타난 시기는 지난해 3분기 이후다. 지난해 1분기 투자는 2조22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5% 늘고 2분기에도 1.4%(262억원)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3분기부터 38.6%(8070억원)가 줄고, 4분기에는 43.9%(1조381억원)나 감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시장이 경색되기 전에 검토되던 투자 건들은 상반기에 집행됐지만 3분기 들어 고물가, 고금리가 본격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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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보면 바이오·의료에 대한 투자(1조1058억원)가 전년보다 34.1% 줄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상장 바이오 기업의 주가 하락, 기술특례상장 심사 강화 영향으로 분석됐다. 게임업종 투자도 31.4%(1615억원) 줄어 다음으로 감소 폭이 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는 총 4151억달러로, 전년(6384억달러) 대비 34.9% 감소했다. 중기부는 “미국 벤처투자 감소율이 30.9%, 이스라엘이 40.7%인 것과 비교할 때, 국내 벤처투자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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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수도 크게 줄었다. 2021년 539개에서 지난해 258개로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 19개의 유니콘이 탄생했는데, 1년 전엔 139개였다.

중기부는 민간 투자가 위축된 만큼, 모태펀드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기금과 예산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민간의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자펀드)에 출자하는, 펀드들의 펀드(Fund of Funds)다. 이날 중기부는 모태펀드 운용사들이 당초 목표보다 신속하게 투자를 집행하면 중기부가 펀드 관리 보수를 추가로 주거나, 향후 출자 사업 지원 시 가점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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