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빙속여제 김민선, 이틀 연속 이상화 기록 깼다

김민선이 27일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빙속 단거리의 간판 김민선(24·의정부시청·사진)의 질주가 무섭다.

김민선은 지난 28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겨울체육대회(겨울체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일반부 1000ｍ에서 1분16초35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원조 ‘빙속 여제’ 이상화(은퇴)가 2013년 작성한 기존 대회 기록(1분18초43)보다 2초08이나 빠르다. 이상화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한 김민선이 10년 만에 겨울체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김민선

김민선은 이미 전날 여자 일반부 500ｍ에서도 37초90의 대회 신기록으로 1위에 올라 2016년 이상화가 남긴 기록(38초10)을 0초20 앞당겼다. 2위 김현영(성남시청·38초97)과 1초 이상 격차가 났을 정도로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이상화 이후 아무도 범접하지 못했던 두 종목 대회 최고 기록을 김민선이 이틀 연속 갈아치운 것이다.

김민선이 처음으로 이상화의 기록을 넘어선 건 18세였던 2017년 1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였다. 당시 김민선은 여자 500ｍ에서 37초78로 1위에 오르면서 이상화의 주니어 세계신기록을 10년 만에 깨뜨렸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부진한 뒤 허리 부상까지 겹쳐 2년간 주춤했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민선은 올 시즌 출전한 여자 500ｍ 경기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2022~2023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여자 500ｍ를 모두 석권했다. 특히 4차 대회에선 36초96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워 이상화가 보유한 세계 기록(36초36)에 0.6초 차로 접근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과 이달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치른 겨울 유니버시아드 500ｍ에서도 모두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선 여자 500ｍ와 1000ｍ에 이어 혼성계주까지 금메달로 이끌어 3관왕에 올랐다. 현재 여자 500ｍ 세계 랭킹 1위다.

김민선은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마치고 24일 귀국한 뒤 사흘 만에 겨울체전에 나섰다. 시차 적응을 채 마치지 못한 상황인데도 좋은 기록을 작성하면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다음 달 열리는 월드컵 5·6차 대회와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