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싸움꾼들의 평화

〈본선 16 강전〉 ○ 최정 9단 ● 이치리키 료 9단

장면 2

장면②=최정은 신진서조차 경계할 정도로 힘이 세고 전투에 능하다. 이치리키 료도 일본바둑에선 유명한 싸움꾼이다. 서로 조심하고 있지만 이들의 전투 본능은 어디선가 폭발할 것이다.

흑1에 이으면 5까지 정석이다. 최정의 백6은 임기응변의 한 수. 정석은 A에 두는 것이지만 지금은 돌의 배치가 다르다. 상변은 흑백이 서로 얽혀있어 좀 더 전투적으로 움직인다. 이치리키 료의 흑7도 강수. 전쟁의 북소리가 가까워졌다.

AI 참고도

◆AI 참고도=백1로 건너 붙이면 흑은 허리가 동강 나지 않을까. 맞다. 백5, 7로 뚫고 내려가면 흑은 끊어진다. 그러나 6의 빵때림으로 흑이 강해지면서 백△ 두 점이 크게 약해졌다. 더구나 흑에겐 A로 젖히는 강렬한 후속수단이 있다. (AI는 이수를 즉각 결행하라고 한다) 백의 대실패라고 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전투가 필연이라고 생각했건만 실제는 정반대로 흘러간다. 최정은 백1로 가만히 우회했고(AI의 푸른점) 이치리키도 2로 형태를 강화했다. 서로 조심하며 힘을 비축하는 모습이다. 백3으로 두텁게 눌러 평화롭게 일단락. 여기서 흑4로 움직였는데 AI의 답변이 실로 의외였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