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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국의 대만침공 대비를” 미국 4성장군 메모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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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마이클 미니헌

마이클 미니헌

“2025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으니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시가 담긴 미군 4성 장군의 메모가 최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2월 5~6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미·중 갈등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N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이 담긴 마이클 미니헌(사진) 공군기동사령관의 메모 내용을 공개했다. 이 메모는 2월 1일 자로 작성됐으나, 이미 예하 지휘관들에게 배포된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미니헌 사령관은 메모에서 “내 예상이 틀리길 바란다”며 “내 직감은 우리가 2025년에 싸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확보했고 지난해 10월 전쟁자문위를 구성했다”며 “2024년 대만 총통선거와 미국 대선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중국에 대만 침공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그간에도 ‘2025년 대만 침공설’은 있었지만 현역 미 4성 장군이 지시 사항을 하달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미니헌 사령관은 2019년 9월부터 2년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내는 등 중국 인민해방군 동향과 관련 정보에 밝은 인물이다.

미니헌 사령관은 메모에서 “중국이 설정한 제1도련선(쿠릴 열도-일본-대만-필리핀) 안쪽에서 승리할 수 있는 통합부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차단하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펴고 있는데 중국의 핵심 이익을 반영해 설정한 권역이 제1도련선 안쪽이다.

그는 또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며 지휘관들에게 다음 달 말까지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한 주요 계획을 보고하고 비상연락망을 갱신하라고 지시했다. 다음 달 중 무기를 소지할 수 있는 조종사들에게 “7m 표적 실사격훈련을 하라”며 “(훈련에서) 머리를 노려라”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메모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견해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 내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29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신창 푸단대 미국학연구소 부소장은 “중·미 관계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런 대립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상당히 도발적이고 무모한 것”이라며 “이런 발언은 중·미 관계의 전략적 불신을 악화하고 양국 관계를 해칠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국무장관은 다음 주 방중해 친강(秦剛)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을 갖는다. 그런 만큼 미·중 사이에 대만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불씨도 있다. 오는 4월 10일 미국의 대만관계법 발표 44주년에 맞춰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설이 나오기 때문이다. 매카시 의장은 취임 직후 하원에 중국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대중 강경파다.

그의 대만 방문이 현실화하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 중국의 무력시위가 더 과격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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