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기꾼 안녕"…노마스크 시대, 립글로스 매출 80%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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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기꾼’도 안녕이네요.”

29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두고 한 뷰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마기꾼은 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쓰고 벗었을 때 모습이 크게 다를 때 사용하는 신조어다.

시민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지만 뷰티 업계엔 ‘화색’이 돈다. 그동안 마스크로 가려져 있던 피부 가꾸기와 메이크업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전환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테스트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전환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테스트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백화점·온라인·로드숍 일제히 매출 상승  

실제로 최근 들어 화장품 판매는 급상승 중이다. 이달 2~20일 롯데백화점의 색조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늘었다. 더욱이 설 연휴 직후인 23~26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40%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에 립스틱과 립글로스·틴트, 볼에 바르는 블러셔·섀딩·하이라이터 매출은 각각 50%, 80%, 70% 성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술과 볼 등에 바르는 색조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20~24% 늘었다. 역시나 색조 화장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로드숍과 온라인몰, 홈쇼핑에서도 마찬가지다. 올리브영에서는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색조 매출이 전년 대비 55% 뛰었다. 30일부터는 영업 방침도 공격적으로 바꾼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매장 내 모든 색조 화장품을 자유롭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온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의 이달 2~15일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0% 늘었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설 연휴 기간 중 이·미용 상품 주문 금액은 약 4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화장품 주문 금액만 지난 추석 대비 20% 신장했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설 연휴(2023년 1월 21~24일) 동안의 화장품 매출은 지난 추석 연휴(2022년 9월9~12일) 기간 보다 20% 증가했다. 사진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올해 설 연휴(2023년 1월 21~24일) 동안의 화장품 매출은 지난 추석 연휴(2022년 9월9~12일) 기간 보다 20% 증가했다. 사진 롯데홈쇼핑

밸런타인데이와 겹치면서 행사 풍성

이에 따라 유통·화장품 업계가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 해제와 뷰티 업계의 ‘대목’인 다음 달 14일 밸런타인데이가 겹치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10~19일 모든 점포에서 ‘신세계 코스메틱 페어’를 연다. 에스티로더·설화수·입생로랑 등 70여 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할인권 증정 같은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도 내달 3~12일 ‘블루밍 뷰티 위크’ 행사를 기획했다. 아모레퍼시픽·시세이도·맥·바비브라운 등 37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맥(MAC) 매장에서 고객들이 립스틱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맥(MAC) 매장에서 고객들이 립스틱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브랜드별로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도 열고 있다. 립스틱 제품으로 유명한 입생로랑은 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 팝업 행사를 연다. 더현대서울에서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색조 브랜드 나스의 팝업 행사가 진행된다.

“노-마스크 효과 크지 않을 것” 견해도

다만 고물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노-마스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5월 이후 마스크 해제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수요 회복 구간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도 마스크를 안 쓰는 시간이 충분히 길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의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도 “내수 수요만으로 국내 화장품 경기가 확 올라오긴 힘들다”면서 “오히려 여행 업계가 정상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거나, 중국 등 해외 수요가 회복돼야 국내 화장품 업계가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뷰티 및 퍼스널케어 시장 규모가 16조74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3%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으론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전체 뷰티 시장 규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률(2.8%)보다는 로드숍 같은 중저가 시장(3.1%)이, 이보다는 주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슈퍼 프리미엄’(명품) 화장품(4.2%)의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문경선 유로모니터코리아 리서치총괄은 “내수 시장 위주로 색조 화장품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스몰 럭셔리 열풍이 뷰티 시장에도 이어지면서 명품 뷰티 제품의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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