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 자동차 리스(Lease)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 조립되거나 북미산 핵심 광물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된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미국 시장에서 기본 전략은 ‘리스로 최대한 버틴 뒤, 현지 생산을 앞당긴다’이다. 최근 보조금 지급 대상에 리스 차량이 포함된 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6일 현대차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는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차량 판매 비중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 5% 미만의 리스 비중을 30% 이상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역시 30% 이상으로 리스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차의 최신 전기차인 아이오닉6. [사진 현대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1/29/d137ce33-4c64-4d75-947f-5ad4a5c55b39.jpg)
현대차의 최신 전기차인 아이오닉6. [사진 현대차]
판매 채널도 다변화한다. 기존 영업의 중심이었던 딜러망에 더해 플릿(Fleet·기업이나 관공서 대상 대량 판매)과 구독 서비스 등으로 접점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도 확대한다.
서강현 본부장은 “리스 비중 증가에 따른 중고차 가격 하락 우려와 관련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대해 2~3년 후 발생 가능한 중고차 가격 하락 리스크에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아 측도 “(아직은) 전체적으로 경쟁 압력이 커진다거나 IRA로 인한 판매 차질은 아직 안 보인다”며 “채널 전략, 프로덕트 믹스 등을 잘 활용해 현지화 전까지는 판매 전략을 잘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 현대차그룹]](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1/29/216888be-77a7-4bb3-a7d9-f1a5d8c27d75.jpg)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 현대차그룹]
IRA 대응을 위한 근본 대책은 미국 내 현지 생산을 앞당기는 일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바뀐 만큼 현지 생산 일정을 내년 하반기 등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서 본부장은 “(리스 확대 등) 단기 대응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2024년 전까지 판매와 손익에 큰 영향이 없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RA 영향으로 기아가 EV6 등의 해외 생산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총 752만 대(현대차 432만 대, 기아 320만 대)의 글로벌 판매 계획을 내놓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7592만 대)보다 3.8% 커진 7881만 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계획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9.5%를 넘어서 글로벌 3위를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