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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연봉 47.3% 삭감…미국행도 이틀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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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강백호. 뉴스1

KT 강백호. 뉴스1

프로야구 KT 위즈 내야수 강백호(24)는 서울고 시절부터 ‘천재 타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신장 1m84㎝, 체중 98㎏이라는 타고난 신체조건과 더불어 뛰어난 장타력을 앞세워 일찌감치 최고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또, 내야수와 외야수는 물론 포수와 투수까지 맡을 수 있는 다재다능함까지 겸비해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교 시절의 가능성은 프로에서 경쟁력으로 그 힘을 발휘했다. 2018년 데뷔와 함께 138경기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108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이견 없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또,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KT의 가을야구 진출을 매년 이끌면서 중심타자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거칠 것 없이 질주하던 강백호. 그러나 시련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지난해 3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크게 다쳤다. 결국 개막을 앞두고 수술을 받았고, 5월까지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런데 부상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월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7월 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다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연이은 부상의 후유증은 페넌트레이스 부진으로 이어졌다. 62경기 타율 0.245 6홈런 29타점 24득점이라는, 강백호답지 않은 성적으로 연결됐다.

험난한 2022년을 보낸 천재 타자는 올겨울 연봉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잃었다. 프로 데뷔 후 줄곧 큰 폭의 연봉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KT는 한 시즌의 절반도 뛰지 못한 강백호에게 50% 가까운 연봉 삭감안을 내밀었다. 기존 5억5000만 원에서 2억 원대까지 내려오는 상당한 수준의 인하였다.

예상대로 강백호는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쉽게 도장을 찍지 않았다. 이 줄다리기는 해를 넘겼고, 결국 2월 스프링캠프가 다가오는 가운데서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KT의 미국 전지훈련 출국일인 29일을 앞두고서야 마무리됐다. 강백호가 구단의 제시액인 2억9000만 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KT 관계자는 “금액을 두고 이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어제 저녁 협상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서 사인이 늦어진 강백호는 이날 KT 동료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항공편 예약 문제로 이틀 뒤인 31일 미국으로 향한다. KT 관계자는 “스프링캠프는 현지시간으로 2월 1일 시작이라 훈련 합류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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