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로 혈액 닦아내"...80대 노모 살해 아들 증거인멸 정황

전북 전주의 한 주택에서 80대 노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아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정밀검사를 통해 집안 목욕탕에서 발견한 손 망치에서 노모의 유전자(DNA)를 확인했다. 이 둔기는 처음에 노모의 혈액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범행 도구로 단정하기가 어려웠다.

경찰은 “전날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된 둘째 아들 A씨(50대)가 세제로 손 망치에 묻은 노모의 혈액을 씻어 닦아내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모의 사망원인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밝혀졌다. 국과수는 “둔기 등 외력에 의한 손상으로 얼굴이 함몰돼 뇌 손상이 온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 사인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경찰에 전했다.

A씨는 지난 25일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자택에서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첫째 아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숨진 노모를 발견하고 함께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숨진 노모의 손과 발목은 테이프로 느슨하게 묶여 있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최근 정신병원 입원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진술과 증거물 등을 토대로 이날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명백한 증거에도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