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백화점 1위 탈환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1위 자리는 매출액 2조8398억원을 기록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2017년 이후 6년째 지키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 13.9%를 기록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2조 클럽을 달성한 이후 연달아 상승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2021년 일본 이세탄 신주쿠,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등을 앞질렀던 신세계강남은 지난해에도 글로벌 1위를 지킨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 vs 롯데 비교 현황
이에 뒤쳐질세라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매출 2조5982억원을 기록하며 전국 백화점 2위를 달성했다. 롯데 전국 점포 중 처음으로 2조 클럽에 들었다. 매출 신장률도 21%로 신세계강남보다 높다. 뒤이어 롯데본점이 3위를 기록하며 1조9343억원의 매출로 2조 클럽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이들이 실적을 앞세워 왕좌의 탈환을 노렸던 건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MD의 경쟁력이 실질적 추진 동력이 됐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진행해 온 체질 개선 효과와 매장 리뉴얼, 우호적 영업환경 덕에 판관비보다 매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롯데잠실은 지난해 자산개발에서 운영하던 월드몰 사업권을 백화점이 가져왔다. 그러면서 월드몰 MD를 굉장히 강화했다는 게 롯데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최근 그룹 차원에선 MD강화를 위해 둘로 나뉘어졌던 MD본부를 하나로 합치고,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1~4위 점포에 마케팅, 상품 기획 업무를 집중 담당하는 ‘부점장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잠실점 관계자는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메가 MD로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도 리뉴얼에 들어갔고, 애플 매장을 도입하거나 테니스 테마의 ‘더코트’, ‘크리스마스 마켓’, ‘잔망루피’ 등의 팝업도 전략적으로 시행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지하 1층에서 진행된 ‘레고 팝업’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줄 서서 입장할 만큼 인기다. 김모(35)씨는 “원래 레고 마니아인데 레고 유튜버가 올려 놓은 걸 보고 왔다. 이벤트도 있고 유익하다”고 말했다.
신세계강남도 지난해 13년만에 리뉴얼을 단행했다. 5층에 영패션 전문관을 ‘뉴 컨템포러리’로 바꾸고 1000평(3300㎡) 정도 되는 매장을 MZ세대 선호 온라인 편집샵 5위 안에 드는 ‘W컨셉’을 주축으로 렉토, 르비에르 등으로 새단장했다. 이전 대비 매출이 확실히 30%가 늘었다는 평가다. ‘팝업 성지’로 불리는 1층의 ‘더 스테이지’도 MZ 사이에선 유명하다. 여기엔 MZ세대 선호 ‘신명품’ 브랜드를 발굴해 수시로 바꾸는 MD의 경쟁력이 발휘됐다. 신세계강남 관계자는 “‘뉴 컨템포러리’ 팝업은 2~3주 단위로, ‘더 스테이지’는 한 달 단위로 바뀌는데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브랜드가 거쳐 갔고 지난해 말엔 디올 팝업이 인기였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신세계강남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2030세대가 33.5%를 차지했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승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하다. 특히 신세계강남의 경우 올해와 내년 사이 옛 면세점 공간을 강남점으로 리뉴얼할 예정으로 ‘기존 점포 대형화와 우량화’가 전략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강남점과 본점 증축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고, 백화점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잠실도 이에 못지 않다. 2021년 말 취임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잠실,강남점을 리뉴얼해 고급화 이상으로 다양한 콘텐트를 선보여 국내 1등 백화점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올해 ‘왕좌의 탈환’이 더 주목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방한 효과 수요가 백화점 매출 성장을 견조하게 이끌텐데, 롯데잠실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가 높은 상권에 메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