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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재위 때 태어난 '생존 최고령' 여성...116번째 생일 맞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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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자로 선정된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사진 SNS 캡처

세계 최고령자로 선정된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사진 SNS 캡처

스페인에 사는 115세 여성이 세계 최고령자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직전 최고령 생존자였던 프랑스 국적 ‘앙드레 수녀’(루실 랑동)가 지난 17일 11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기록을 이어받게 됐다.

26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은 이날 스페인 카탈루냐 올로트의 산타 마리아 델 투라 요양원에 사는 마리아 브라냐스모레라(115)가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을 물려받게 됐다고 전했다.

1907년 3월 4일에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오는 3월에 116번째 생일을 맞는다. 모레라가 태어난 때는 한반도에서 고종 황제가 강제 퇴위하고 순종 황제가 즉위하는 시절이었다. 미국에선 라이트 형제가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제작해 띄운 1903년으로부터 4년 뒤이다. 모레라는 2200여 명을 태우고 침몰한 비운의 타이태닉호가 건조된 1909년에는 이미 2살이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모레라는 여전히 정정하며 트위터를 이용해 수천 명의 팬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트위터 계정 자기 소개란에는 “나는 늙었다. 매우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쓰여있다.

모레라는 가족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지 1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이후 그의 가족은 세계 1차 대전 와중인 1915년에 고국인 스페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선박에 올랐으나, 항해 도중 아버지가 바다 위에서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모레라 역시 당시에 사고로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세계 최고령자로 선정된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사진 SNS 캡처

세계 최고령자로 선정된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사진 SNS 캡처

모레라는 지난 2020년 5월에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곧 건강을 회복했다. 모레라는 자녀 3명과 손자 11명, 증손자 13명을 두고 있다. 자녀 1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의 막내딸 로사모렛(78)은 장수 비결로 유전적 특성을 꼽았다. 그는 카탈루냐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살면서 병원 한 번 간 적 없고 뼈가 부러지거나 아팠던 적도 없다”고 말했다.

모레라는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나에 대한 세상의 관심에 놀랐고 감사하다”면서도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더는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레라 할머니는 2019년 라 방과르디아 인터뷰에서 “난 특별한 일을 한 게 없지만, 유일하게 한 게 있다면 사는 것”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기네스 세계 기록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 최장수 기록은 1875년 2월 21일에 태어나 122세를 넘긴 프랑스인 잔 루이즈 칼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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