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승진 남 00명, 여 00명…입사서 퇴직까지 단계별 ‘성비 공시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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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부가 양성평등 일자리 구축을 위해 기업이 직원 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남녀 성비 현황을 공개하도록 하는 ‘성별근로공시제’ 도입을 추진한다.

26일 여성가족부는 올해부터 5년간 추진할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돌봄 확대, 5대 폭력 근절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여가부에 따르면 한국의 2021년 성별 임금 격차는 3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같은 해 실시된 제2차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선 ‘양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국민이 뽑은 최우선 과제’로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28.4%)과 ‘고용상 성차별’(27.7%)이 꼽혔다.

이에 여가부는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성별근로공시제를 추진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이 제도는 기업이 채용·근로·퇴직 단계의 항목별 성비 현황을 외부에 공시해 자율적으로 성비 격차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채용 단계에서는 서류 합격자부터 최종 합격자까지의 성비를, 근로 단계에선 부서별 승진자·육아 휴직 사용자 성비를, 퇴직 단계에서는 해고자·조기 퇴직자·정년 은퇴자 성비를 공시하는 방안이다.

일각에선 기업 ‘자율’에 맡길 경우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윤수경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기업이 성별 격차를 스스로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제도”라며 “규제나 강제적인 수단보다 자율적인 공시를 통해 양성 평등한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행안은 고용부가 마련해 올해 공공부문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선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1년6개월로 확대한다.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방과후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초등늘봄학교를 도입한다.

성범죄 등으로 전자장치를 부착한 사람은 배달라이더나 대리기사 등 특정 업종에 근무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가부는 다만 법률상 강간의 구성 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해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법무부 반대로 반나절 만에 철회했다.

법무부는 “성범죄 근본 체계에 관한 문제여서 사회 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등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대 취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상대방 의사에 따라 무고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동의 여부를 무엇으로 확증할 수 있나”라며 여가부 발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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