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정부가 떠넘긴 난방비 폭탄" 與 질타에…尹대통령의 대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갖고 올해 첫 해외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식사한 것은 지난해 11월 25일 한남동 관저 만찬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법무무.공정위.법제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법무무.공정위.법제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오찬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낮 12시반부터 100분간 진행됐다. 국민의힘에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정하ㆍ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식사 메뉴는 육개장 등 한식이었다.

양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UAE 방문 때 300억 달러(약 37조원)란 큰 투자를 받은 게 오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순방을 갈 때 우리는 적으면 50억 달러, 많으면 150억 달러 투자를 기대하고 갔는데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300억 달러 투자 이야기가 나왔다”며 “실질적으로 어떻게 어디에다 구체적으로 투자할 것이냐는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알아서 해달라는 게 UAE 쪽의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더 중요한 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300억 달러 투자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크게 하겠다’고 말했다”며 “UAE와 우리나라 관계에 있어서 많은 투자가 실제로 일어날 부분에 대해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용산 대통령실과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UAE 투자 관련 태스크포스(TF) 플랫폼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는 후속 대책도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과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등을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과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등을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내 현안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양 대변인은 “최근 청주 간첩단 사건에서 보듯 대공수사는 해외에서 북한과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해외 수사가 같이 이뤄져야 해 대공수사권 이양에 관한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하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년 1월 국가정보원에서 경찰로 이관되는 대공수사권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서민 경제 화두인 난방비 등 이슈에 대해선 국민의힘 지도부가 문재인 정부 질타를 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난방비와 가스요금 인상을 초래한 민주당이 책임 회피를 위해 윤석열 정부 탓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폭탄을 떠넘겼다”고 말하자, 다른 참석자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료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전 정부 언급은 없이 “전기요금ㆍ건보료 등 전반적으로 다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을 설득해가면서 지혜롭게 잘 풀어나가자”는 취지로 대답했다고 한다. 특히 난방비 문제가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 속 터진 점을 언급하며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도 표했다고 한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에너지바우처 등 취약계층 지원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꼼꼼하게 잘 챙기겠다”(양 대변인)고 답했다고 한다.

오찬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정진석 위원장이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에 UAE산 대추야자를 선물한 이야기를 꺼내며 “20년 넘게 국회 생활을 했지만, 대통령 해외순방 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3월 13일 서울 한강공원에서 반려견 토리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 사진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3월 13일 서울 한강공원에서 반려견 토리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 사진 국민의힘 제공

또 한 참석자가 “오늘 눈이 내려서 반려견(토리ㆍ나래ㆍ마리ㆍ써니 등)도 좋아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안 그래도 밖에서 뛰어 놀라고 (관저) 문을 열어놨는데, 추워서 그런지 안 나가고 문 앞에 서서 밖만 바라보더라”고 말해 좌중이 웃었다고 한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입양한 은퇴 안내견 새롬이가 안내견 학교 졸업 후 현재 관저에서 뛰어놀고 있는 걸 언급하며 “개들도 자유를 만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전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한 여당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정진석 위원장이 3ㆍ8 전당대회 당일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우리 당의 많은 당원이 모이는 자리이고, 좋은 축제니까 꼭 참석하겠다”고 답했다고 양 대변인이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