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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에 꽂힌 검찰…일주일새 서울경찰청장 집무실만 두번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 수사를 넘겨받은 검찰이 경찰 윗선 수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서울서부지검(검사장 한석리)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내 김광호 청장실과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지휘센터, 생활안전부, 공공안녕정보외사부 등 8개 장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후 세 번째 서울청 압수수색이다. 특히 지난 13일 불구속 송치된 김광호 청장의 집무실은 지난 18일에 이어 2번째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말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성민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 부장 등의 공소장에는, 김 청장이 핼러윈데이 안전사고 위험성을 사전에 보고받은 사실과 지난해 10월 서울청 산하 경찰서장들에게 인파 밀집에 대비하라고 두 차례 지시한 사실이 적시돼 있다. 그러나 특수본은 “김 청장이 받은 보고는 대부분 마약·성범죄·교통안전 등과 관련된 내용으로 인파 관리에 관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김 청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김광호 청장실과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지휘센터 압수수색에선 (참사 당시) 업무 처리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검증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전후 서울청의 상황 보고와 전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파악에 나섰다는 의미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태원 참사 전후 업무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8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태원 참사 전후 업무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8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1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전반의 목적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인사들과 관련한 보완 수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관계자 중 특수본이 불구속 송치한 사람은 김 청장과 참사 당일 당직 근무를 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정대경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 등이다.

검찰은 서울청이 사고 당일 인파 사고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를 부실하게 처리하고, 사고 후에도 적절한 상황 관리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에서도 김 청장의 참사 전후 업무 기록과 류 전 과장, 정 전 팀장의 근무 실태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했다.

검찰의 보강 수사와 관련해선 특수본이 미흡했단 평가를 받았던 ‘윗선’과 ‘소방’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지가 대중적 관심사였다. 이날 압수수색의 검찰의 칼끝은 일단 경찰의 윗선을 향하는 모양새다. 김 청장에 대해선 고강도 강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소방의 구조 업무 부실 의혹에 대해선 아직 손을 놓고 있어서다. 지난달 28일 검찰은 최 서장 등에 대한 특수본의 구속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수사를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경찰 내부에선 “소방에 대해선 지나치게 관대하고 경찰에 대해선 가혹한 수사”(총경급 간부)라는 불만이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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