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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한국말은 ‘고강도’…‘대한외국인’ 벨 감독의 신년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일 좋아하는 한국말은 ‘고강도’입니다. ‘적극적으로’, ‘포기하지 마’ 같은 말들도 좋아해요. 우리 선수들에게도 자주 말해줍니다.”

남다른 한국 사랑과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인해 ‘대한외국인’으로 불리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새해 청사진을 공개했다. 오는 7월 개막하는 여자월드컵에서 16강 고지에 올라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남자대표팀이 거둔 성공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각오를 밝혔다. 벨 감독이 영어와 한국말을 적절히 섞어가며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동안 취재진 사이에 미소가 번졌다.

기자회견 도중 미소 짓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기자회견 도중 미소 짓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벨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녕하세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한국어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놀드클라크컵과 월드컵을 기대하고 있어요. 선수들 컨디션이 좋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거라 자신해요”라고 우리말 멘트를 이어갔다.

지난 2019년 10월 여자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벨 감독은 한국어 공부에 매달렸다. ‘언어와 생각에 위화감이 없어야 속 깊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지도 철학에 따라 틈 날 때마다 한글과 한국 문화를 배웠다. 기자회견에 참석할 때마다 한국어 멘트를 전달하며 미디어와도 소통을 시도했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스1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스1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오는 7월 여자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 한국은 H조에 속해 콜롬비아(27위), 모로코(76위), 독일(2위)을 잇달아 상대한다. 벨 감독은 “상대팀에 대한 정보 수집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면서 “본선 상대국들도 2월과 4월에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데, 계속 추적하겠다. 독일의 경우 현지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벨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면서 “콜롬비아와의 첫 경기를 잡은 뒤 그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첫 경기가 중요하다는 멘트는 여러분들도 그간 여러 지도자들에게서 질리도록 들었을 것”이라 언급한 그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가장 현실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도중 안경을 벗고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는 콜린 벨 감독. 연합뉴스

기자회견 도중 안경을 벗고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는 콜린 벨 감독. 연합뉴스

실전과 같은 예행연습 기회도 마련했다.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아놀드클라크컵에 참가해 유럽의 강호들과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17일 잉글랜드(4위), 20일 벨기에(20위), 23일 이탈리아(17위)를 잇달아 상대한다.

벨 감독은 “개인적으로 세계 최강이라 생각하는 잉글랜드와 맞대결할 기회를 잡게 돼 기대하고 있다”면서 “코칭스태프들이 선수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직접 맞부딪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이 기자회견 도중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이 기자회견 도중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여자대표팀은 아놀드클라크컵에 대비해 오는 30일 울산에서 소집훈련을 실시한다. 지소연(수원FC), 최유리(인천현대제철) 등 23명이 참여한다. 해외파 이금민과 박예은(이상 브라이턴),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골키퍼 윤영글 등은 대표팀이 유럽 현지에 건너간 이후 합류할 예정이다.

벨 감독은 “한국에서 사는 것도 일하는 것도 모두 좋다. 가급적 오래 머물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은 안전한 나라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도 많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불편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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