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젤렌스키 강력 반대에도…IOC, 러 파리올림픽 출전 길 터줄듯

중앙일보

입력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 여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공론화하고 나섰다. 이들 나라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이 금지돼 온 터라 우크라이나 측의 강력 반발이 예상된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들이 지난해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ROC깃발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던 러시아 선수들이 내년 파리 여름올림픽에서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들이 지난해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ROC깃발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던 러시아 선수들이 내년 파리 여름올림픽에서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AP=연합뉴스

IOC "러·벨라루스 대회 참가 모색”

25일(현지시간)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모든 선수는 차별 없이 대우받을 권리를 있으므로 단순히 국적 때문에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방법을 더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단, 중립국 소속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등 IOC의 평화 임무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기준을 전적으로 따르는 선수들만 참가가 가능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성명은 IOC 위원들 및 선수 대표, 종목별 국제연맹(IF),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들 간의 전화 회의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AP는 “스포츠계의 대다수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에 찬성을 뜻을 보였다”면서 “IOC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출전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전했다.

IOC는 또 성명에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아 대회 참가를 허용하기로 한 제안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초 OCA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아 지역 대회 출전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IOC가 이번에 이 의견을 지지하면서 두 나라 선수들이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해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2월 28일 IOC는 “러시아 정부와 침공을 지지한 벨라루스 정부가 올림픽 휴전을 어겼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2022년 2월 4일~20일) 직후 IOC 징계를 받으면서 지난해 3월에 열린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체조·배구·럭비·빙상·아이스하키 등 세부 종목에서도 두 나라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다만 테니스·유도 등에서 자국 명칭이나 국기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출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11월 11일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개한 2024 파리 여름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모습. 프랑스혁명 당시 자유를 상징했던 프리기아 모자에서 탄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1일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개한 2024 파리 여름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모습. 프랑스혁명 당시 자유를 상징했던 프리기아 모자에서 탄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보이콧 등 우크라 반발 예상

두 나라의 올림픽 참가가 현실화한다면 우크라이나 측은 강력 반발할 전망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중립국 소속으로도 파리올림픽에 출전해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을 겸한 바딤 구차이트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4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의 화상 통화에서 “현재 러시아 선수들이 자국 군대에 배치돼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죽이고 시설을 파괴하고 있다”며 올림픽 출전을 반대했다. AP는 “러시아 선수들이 국제무대에 복귀하면 우크라이나가 항의의 표시로 국제 대회에 보이콧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