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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명 "유동규 소설 쓰듯 이야기"…비공개 회의서 성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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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2014년 자신이 대장동 사업자들의 입찰 참여를 제안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성룡 기자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25일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본부장의 전날 인터뷰를 비판했다. 유 전 본부장은 2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14년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에게 대장동 사업자 역할을 직접 보고했다며, 당시 이 대표가 먼저 이들의 입찰 참여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2014년이면 (대장동) 사업 시작도 하기 전인데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 대장동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해 3월에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또 “입찰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들이 수익을 너무 많이 가져가지 않도록 끝까지 막아서 성남시가 더 많이 뺏어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나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선 최근 수사 상황 보도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유 전 본부장의 인터뷰를 포함해 최근 관련 보도를 놓고, 이 대표가 ‘너무 소설을 쓰듯이 없는 사실을 이야기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 안팎에선 “검찰발(發) 가짜뉴스에 일방적으로 당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계속 이렇게 나오면 나중에 무혐의 처분을 받아도 아무도 모르게 된다’며 좀 더 세게 반박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검찰이 말꼬투리를 잡을 수 있어 말을 아끼는 게 좋다지만, 지지자나 주변에선 답답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말을 아꼈던 이 대표는 최근 적극적으로 검찰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밤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검찰 출석 당시 제출했던 성남FC 의혹 관련 A4용지 6장 분량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25일 자정 무렵에는 천화동인 1호 소유주는 유 전 본부장이라는 취지의 녹취록을 다룬 기사를 공유한 뒤 “어처구니없는 일,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썼다. 유 전 본부장을 통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에게 대장동 개발이익이 흘러갔다는 의혹을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직접 반박한 셈이다.

28일 대장동 사건 관련 검찰 소환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최소한 할 말은 하고 나오겠다는 생각”이라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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