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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운항 재개…귀경 항공권 구하려 3만명 줄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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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주국제공항 운항이 재개된 25일 오전 전날 강한 바람과 폭설로 발이 묶인 귀경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3층 출발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 운항이 재개된 25일 오전 전날 강한 바람과 폭설로 발이 묶인 귀경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3층 출발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6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줄을 섰는데 아직도 표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25일 오전 11시15분쯤 제주국제공항 3층 대합실에서 만난 임모(67·서울시)씨는 힘없이 이렇게 말했다. 국내선 한 저비용항공사 발권창구에는 50m가 넘는 줄이 이어졌다. 임씨 가족 6명은 그 줄 중간에 서 있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폭설과 강풍에 모든 항공사가 결항하며 사실상 셧다운(운영 중단) 상황에 놓였던 제주공항이 하루 만에 다시 열렸다. 하지만 항공기 티켓을 구하기 위한 대기 줄만 짧게는 20m, 길게는 100m가 넘는 상황에 공항 대합실은 ‘귀경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김포행 탑승권 대기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선 김모(30·경기도 고양시)씨는 “연휴 기간 제주 친척 집에 왔다가 날씨가 애매하니 일찍 돌아가라는 친척분의 조언을 그냥 넘겨 후회하고 있다”며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데, 어제부터 수업하지 못하게 돼 학생과 다른 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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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저비용항공사는 대기표 발권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등 더딘 일 처리로 승객 불만을 샀다. 이와 관련해 이번 결항 사태와 상관없이 제주를 떠나려는 예약 승객도 큰 불편을 겪었다. 사전에 이날 서울행 비행기표를 끊은 장모(27·경기도 안산시)씨는 “결항이 많은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공항에 오전 8시부터 나와 줄을 서고 있다”며 “이미 표를 구해 다른 사람보다는 좋은 상황이나 낮 12시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오전 8시부터 줄을 서 있어야 해 억울한 면이 있다”고 했다.

끝없이 이어진 대기 행렬에 제주공항과 각 항공사, 자치경찰단과 공항경찰대는 질서 유지에 힘을 쏟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부 항공기가 예상보다 늦게 제주에 도착하면서 지연된 데 이어 연결편도 순차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많은 이용객이 몰려 제주공항이 매우 혼잡한 상태이니 이용객들은 항공사 안내 문자와 운항 현황 등을 미리 확인하고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분 서울행 제주항공 7C184편이 제주공항을 첫 출발했다. 이에 앞서 청주발 제주항공 7C881편이 오전 7시4분 국내선 중 처음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제주공항에서 운항이 계획된 항공편은 오후 1시 기준 도착 30편(6694석), 출발 40편(9203석)이 추가돼 모두 535편(10만8000석)이다. 국내선 출발 267편(5만4017석), 도착 257편(5만1828석)과 국제선 출발 5편(983석), 도착 6편(1172석) 등이다.

김포공항 도착 항공기 운항은 26일 새벽 1시까지 연장된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청은 김포공항 측과 협의해 이날 이착륙 허가 시간을 두 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특별기 운항과 뱃길 회복으로 어제 못 간 승객 4만여 명 중 오늘 70~80%(3만 명 안팎)가 귀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75.6㎝의 눈이 쌓인 울릉도에서는 25일 월파로 일주도로 내수전∼죽암 구간(7.8㎞)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또 울릉도 내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호남 지역 피해도 잇따랐다. 무등산과 설악산·내장산 등 7개 국립공원 탐방로가 일부 통제 중이며, 전남 완도·목포·여수·고흥·전북·인천 여객선 터미널의 12개 항로 선박 21척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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