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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은 설정 온도 낮추고, 개별난방은 ‘외출’ 활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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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5일 서울 용산구 쪽방촌 거주 노인이 온열기기 하나에 의지해 추위를 견디고 있다. [뉴스1]

25일 서울 용산구 쪽방촌 거주 노인이 온열기기 하나에 의지해 추위를 견디고 있다. [뉴스1]

인천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지훈(38)씨는 지난해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난방비가 29만원이 나왔는데 같은 아파트 단지 내 102㎡(31평) 동일 면적 대비 14만원이나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파트 거주자 단체 대화방을 보고서야 자신이 무얼 잘못 알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습관처럼 외출할 때는 보일러를 ‘외출’ 모드로 돌려놓곤 했는데 이게 난방비를 잡아먹는 하마였다.

김씨가 거주하는 곳은 38년 된 노후 아파트인 데다 지역난방 방식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역난방은 ‘외출’ 버튼은 어지간하면 누르지 않는 게 좋다. 난방업계에 10년 넘게 종사한 난방·배관 종합설비업체 대표 주시형씨는 “날이 추울 때 외출 모드를 해두면 난방에 필요한 물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가기 때문에 다시 난방할 때 가동시간이 늘고 그만큼 난방비가 올라간다”고 했다. 그는 “지역난방은 개별난방보다 집 안의 온도를 올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난방비를 아끼려다 ‘난방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며 “설정 온도를 1~2도 낮춘 후 외출하는 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개별난방이라 하더라도 단열이 잘 되어 있는 집이 아닌 이상 잠깐 나갈 때 무심코 외출 기능을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요즘 같은 한파에 3일 이상 외출할 경우 보일러 전원을 끄면 배관이 얼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동파 방지를 위해 사용하는 기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헷갈리는 ‘난방비 다이어트’의 허와 실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잘 안 쓰는 방 난방밸브는 잠가야 하나.
“난방밸브는 상황에 맞게 활용해야 난방비 절약에 도움이 된다. 보통 주방 싱크대 밑에 분배기가 설치돼 있고 거실, 안방 등으로 가는 각 배관 밸브를 열고 잠글 수 있다. 만약 똑같이 한 시간 동안 보일러를 가동했는데 밸브 5개 중 1개를 잠갔다고 해서 난방비가 덜 나오진 않는다. 다만 데워야 할 면적이 줄어드는 만큼 다른 방이 더 빨리 따뜻해지는 효과는 있다. 주씨는 ‘안 쓰는 방이더라도 밸브를 완전히 잠그지 말고 70% 정도만 잠그는 게 좋다’며 ‘너무 냉골이 돼버리면 주변의 따뜻한 공기를 빼앗아 가기 때문에 난방용 물이 어느 정도 흐를 수 있게 해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추울수록 가습기를 같이 돌려야 할까.
“그렇다. 집 안 전체가 따뜻하려면 공기 순환이 잘 이뤄져야 하는데 이때 체크해야 할 게 습도다.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틀어두면 실내 온도를 더 빨리 올릴 수 있다.”
수도꼭지의 방향은 꼭 냉수 쪽으로 돌려둬야 하나.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물을 쓰고 난 후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에 두면 바로 온수를 사용할 수 있게 보일러가 작동한다는 주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단지 수도꼭지 방향 때문에 난방비가 더 나오는 건 아니다. 주씨는 ‘아무래도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에 두면 굳이 온수를 쓸 필요가 없는 데도 자꾸 쓰기 때문에 난방비가 늘어나는 거지, 사용할 때 냉수 방향으로 돌려서 쓰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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