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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독, 우크라에 주력전차 보낸다 “전세 뒤집을 게임 체인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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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과 독일이 각각 자국산 주력 전차(탱크) M1 에이브럼스와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두 전차는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전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 달 개전 1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에이브럼스 약 30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결정했고, 이르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2 1개 중대에 해당하는 14대를 지원하고, 폴란드 등 제3국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를 재수출하는 것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현대식 전차 지원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러시아를 자극해 핵무기 사용 등 확전의 빌미를 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최악으로 이끌지 않고, 2차 대전 전범국으로서 이번 전쟁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기 위해 지원을 주저했다.

지난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그룹(UDCG)’ 회의에서도 미국과 유럽은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독일은 미국이 먼저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해야 레오파르트2 인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토(NATO) 회원국들 사이에선 미·독의 소극적 태도가 나토를 분열로 이끌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숄츠 총리와의 통화에서 국방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차 지원을 검토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에서 방어진지를 구축해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막고 있다. 이후 3월쯤 작년에 징집한 15만 명의 신병을 동원해 대공세를 펼칠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서방의 현대식 전차가 지원된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대공세 전 교착 상태에 빠진 전선을 돌파할 힘을 갖게 된다. 영국 가디언은 “레오파르트2 100대만 지원돼도 전쟁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에이브럼스는 미국의 지상전 무기 지원의 정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차 지원 협상은 반드시 ‘결정’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전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ABC 방송은 “유럽 등 12개국은 독일이 승인하면 레오파르트2를 주겠다고 합의했다”며 “총 수량은 100여대에 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반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 “(에이브럼스 탱크 등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과대평가됐다”며 “나머지와 마찬가지로 불타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침공 이후 최초로 고위직 물갈이를 단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사임 또는 해임된 관료 중에는 키이우, 수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5개 주 주지사가 포함됐다. 아울러 국방차관과 검찰부총장, 대통령실 차장, 지역개발 담당 차관 2명 등이 교체됐다. 이들 중 일부는 부패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패문제가 뿌리 깊은 우크라이나로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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