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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죄'와 구분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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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많은 국가가 동성애를 법적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며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24일(현지시각)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하느님은 모든 자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세계 일부 지역의 가톨릭 주교들이 동성애 범죄화를 지지했다는 점을 인정한 뒤 이는 문화적 배경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말했다.

그는 특히 주교들에게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하느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신 것처럼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동성애 범죄화가 사생활과 자유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고,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의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교황은 이러한 법이 "부당하다"고 선언하며 가톨릭 교회가 동성애 범죄화 법안 폐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톨릭교회의 교리문답을 인용해 동성애자들은 환영받고 존중받아야 하며, 소외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은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우리 각자가 존엄을 위해 싸우는 힘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러한 발언은 인류 보편의 가치와 일치하지만, 오랫동안 동성애를 죄악시해온 가톨릭계의 전통에 비춰보면 논란의 소지가 있다.

교황 역시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가톨릭에서 말하는 죄(sin)와 세속 사회에서의 범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범죄가 아니지만 죄이기도 하다"며 "먼저 죄와 범죄를 구분하자. 서로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것도 죄"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 67개국은 동성애를 법적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11개국은 동성애를 사형 선고까지 가능한 범죄로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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