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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대변? 가는 대변?' 무엇이 좋은 대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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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의 색과 냄새는 어떤가요? 피는 보이지 않나요?"

이 같은 질문은 사극에서나 나오는 대사가 아니다. 의학 기술과 의료 기기가 발달한 현대에서도 대변의 색과 냄새는 건강을 알 수 있는 하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대변의 색은 어떤 식사를 했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초코렛이나 선지를 많이 먹은 후에 대변을 보았다면 흑갈색의 대변 색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식사와 관련 없이 갑작스럽게 대변의 색이나 모양이 변했거나 할 때에는 여러 가지 질환들을 의심할 수 있다.

◇ 바나나 모양의 대변이 건강 대변 ̄

변의 모양은 어떤 것이 정상일까? 굵은 변이 좋은 걸까? 얇은 변이 좋은 걸까?

굵기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지나치게 얇은 변은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근육이 약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음식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장 활동이 느슨해지고 내보내는 힘도 모자라서 얇은 변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강동성심병원 병리과 신형식 교수는 "맨눈으로도 구별이 가능할 만큼 직경이 가늘어진 변이 계속 나올 경우에는 대장 및 직장의 벽에 암 조직이 생긴 신호일 수 있다"며 "대변을 담고 있는 직장의 모양이 매끄러운 파이프 내면처럼 돌출된 부분이 없어야 하는데 암조직이 자라 마치 낡은 수도관에 녹이 쌓이는 것처럼 대변이 지나는 통로를 막아버린다면 굵기가 가늘어진 상태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토끼똥처럼 단단하고 작은 모양의 변이 계속 나오는 경우에는 치질이나 직장암, 경련성 변비 또는 위궤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에는 화장실을 의식적으로 가서 배변하는 것이 좋고 익힌 채소나 해조류를 많이 먹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진흙 같이 물렁한 변을 봤다면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음을 뜻하기 때문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으며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식중독이나 기생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비릿한 냄새가 난다면 대장암 가능성도 있다.

◇ 대변에 피가 묻으면 모두 치질 때문?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성인경 교수는 "변이 황금색을 띄는 이유는 담즙이 섞이기 때문"이라며 "건강한 변의 이상적인 색은 황금색"이라고 말한다.

성인경 교수는 "때로는 흰색 변이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담도가 막혀서 담즙이 섞이지 못했을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색은 자장처럼 검은 흑변과 피가 보이는 변이다.

흑변은 위나 십이지장 등이 궤양 등의 이유로 출혈이 생겨 직장까지 내려가는 동안 변색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흑변이 악취가 심하고 끈적끈적하다면 위급한 상황이므로 병원에 가야한다"고 강조한다.

피가 보이는 혈변은 크게 두 가지 치질인 경우와 대장암 등의 경우를 의심할 수 있다.

두 경우 피가 묻는 것으로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데 변 안에 피가 섞여 있는 경우는 주로 대장 용종이나 대장염, 대장암 등의 대장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만약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에 묻거나 변을 다 본 후에 마지막으로 피가 보이는 상황이라면 치질에 의해 나오는 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동호 교수는 "보통 변 끝부분에 피가 보이면 치질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중년 이후에는 이도 방심하면 안된다"며 "중년 이후에 계속 피가 나올 때에는 대장 질환인 경우도 많으므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뿐만 아니라 쌀뜨물 같은 설사라면 콜레라 등에 감염된 세균성 설사일 가능성이 높고 대변이 화장실 변기 물위에 뜨고 변에 기름방울이 보인다면 지방변일 가능성이 높아 요주의 대상이다.

지방변은 보통 담낭염이나 췌장염으로 인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대변을 보게 된다. 만약 이틀에 한 번 정도로 대변 횟수가 적더라고 전문가들은 "대변의 질이 좋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전한다.

하지만 하루에 3번 이상 대변을 본다면 장 운동이 과도하게 활발해진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찰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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