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재명 만난 처럼회 “檢수사 방어 잘 돼…결정적 물증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3일 앞두고 야권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처럼회 소속 의원은 이 대표를 만나 “검찰 수사 방어는 잘하고 있다”, “결정적인 물증은 없어 보인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건넸다고 한다.

이 대표는 25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처럼회 소속 국회의원 10여명을 만났다. 강민정·김남국·김용민·김의겸·민병덕·양이원영·이수진(동작)·장경태·정필모·최혜영·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참석했다. 재선인 박찬대 최고위원도 배석했다. 이들은 “의례적인 식사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선 검찰 출석을 앞둔 이 대표가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초 국회 길 건너편 식당이었던 식사 장소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4㎞ 떨어진 마포구의 한 음식점으로 변경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시 마포구 한 식당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마친 뒤 식당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시 마포구 한 식당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마친 뒤 식당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해 온 처럼회 의원들은 이날 식사자리에서도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검찰이 위법하게 시행령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 민주당도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고 한다. 국회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늘린 것에 대해 맞서 싸워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이 대표가 당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졌다고 한다. 참석 의원들은 “야당으로서 역할을 해달라”, “민주당이 약속한 정책은 분명히 매듭지어 달라” 등 지역에서 취합한 설 민심을 대표에게 전했다. 특히 선거제 개편 관련해서는 한 의원이 “정책 대의원회의를 구성해 구체적으로 방향을 잡아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내년 총선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 배석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지지율 하락과 차기 총선 전략 부재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당에서 새로운 인물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표가 나서서 판을 깔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5일 서울시 마포구 한 식당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오찬을 마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민정 최강욱 박찬대 장경태 의원. 연합뉴스

25일 서울시 마포구 한 식당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오찬을 마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민정 최강욱 박찬대 장경태 의원.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식사자리에서 대체로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했다. 회동이 끝날 무렵에는 “의원들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이니, 목소리를 잘 내주고 열심히 활동해달라”고도 당부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식당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겐 “잘 먹고 간다, 고생하셨다”라고만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독재에 대해서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