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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美핵우산 우려 커지자…양국 최고위급 전술핵도 논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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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최고위급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포함해 여러 북핵 위협 대응책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한·미 최고위급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포함해 여러 북핵 위협 대응책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한국과 미국 최고위급이 북핵 대응책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에서 북핵 위협을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수준으로 완전히 억제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전날 미 정책연구소 AFPI가 주최한 온라인 대담회에서 현재 미 관리들이 한국에서 '세 가지 옵션'(▶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미국이 동맹국에 배치한 전술핵을 해당국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 협약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화)이라고 불리는 북핵 대응 접근법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위 관리들이나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 너무 큰데 미국이 (확장억제)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는 현재 한국에서 아주 우세한 입장"이라면서 "미국 관리들은 확장억제에 대한 이런 한국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할 수 없는 일들이 분명히 있기에 이 사안은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며 "현재 한·미의 최고위급(very senior levels)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위원회는 지난 18일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련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당장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가 이 같은 가능성을 공개 거론한 건 처음이어서 주목됐다.

AFPI 대담회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경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먼저 유인책을 제공하거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을 추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2.0' 정책은 사실상 대북 정책에 손 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에 더 강력한 압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오늘 당장에라도 북한에 제재를 가할 수 있음에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러시아, 이란과 공조할 수 있는 건 제재로부터 받아야 할 압박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과 북한의 석탄 수출로부터 얻는 수입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며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고 싶으면 직접 찾아오라는 식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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