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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공동득점왕의 동병상련…소니도 살라도 한숨 가득한 새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 시즌 나란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오른쪽)과 모하메드 살라가 올 시즌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며 흔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시즌 나란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오른쪽)과 모하메드 살라가 올 시즌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며 흔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시즌 나란히 23골씩 몰아넣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른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31·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31·리버풀)가 동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올 시즌 들어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며 팀 내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진 모양새다.

손흥민은 정규리그에서 4골(3도움)에 그치며 고전 중이다. 지난 시즌 A매치와 소속팀 경기를 함께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게 피로누적을 거쳐 슬럼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안와골절 부상까지 더해지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컨디션이 한층 저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카타르월드컵 휴식기 직후 동료 공격수 히샤를리송(26)과 데얀 쿨루세브스키(23)의 부상 공백을 틈타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손흥민의 공격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4일 풀럼전에선 해리 케인(30)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해 1-0 승리를 이끌고도 “영향력이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평점 5점에 그쳤다. 손흥민에 대한 팬과 미디어의 기대치가 도움이 아니라 득점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득점 찬스를 놓친 직후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워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득점 찬스를 놓친 직후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워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관건은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박빙의 경쟁을 이어가는 토트넘이 에이스의 부진을 언제까지 참고 기다려줄 수 있느냐다. 앞서 손흥민의 부진을 꼬집는 미디어의 질문 공세에 “소니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라며 감싼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최근 비야레알(스페인) 공격수 아르나우트 단주마(26)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의 주 포지션인 왼쪽 측면과 최전방에서 뛰는 오른발잡이 공격수다.

주전 경쟁을 걱정하는 손흥민과 달리 살라는 소속팀에서 이적 대상으로 분류돼 벼랑 끝에 내몰렸다. 올 시즌 7골(4도움)을 기록 중인데, 올해 치른 5경기에선 1골에 그치는 등 부진이 심각하다.

고개 숙인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 새해 들어 5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고개 숙인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 새해 들어 5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4위권 경쟁 중인 토트넘과 달리 리버풀은 올 시즌 EPL 무대에서 9위까지 처지며 극도의 부진을 겪는 중이다. 간판 골잡이 살라의 부활을 기다려 줄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부족하다.

최근 영국 현지에선 리버풀이 살라를 8000만 파운드(1216억원)의 이적료에 파리생제르맹(프랑스)으로 보낼 수 있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그 돈의 일부를 재투자해 유벤투스(이탈리아) 날개 공격수 페데리코 키에사(26)를 영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도 함께다. 손흥민과 함께 득점왕 경쟁을 벌이던 지난 시즌엔 상상할 수 없던 시나리오다.

손흥민의 얼굴을 새긴 머플러.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얼굴을 새긴 머플러.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과 살라 모두 리그 득점왕에 오른 직후 슬럼프에 빠져 부진의 골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에이징 커브(aging curve·노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컨디션 저하와 자신감 결여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논란을 잠재울 유일한 방법은 골로 건재를 알리는 것 뿐이다. 그간 팀과 자신에게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두 선수가 보여줬던 방식이자, 가장 익숙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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