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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가 날 화나게 했다"…12개 기관 홈피 뚫은 中 해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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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를 방문하여 홈페이지 해킹 등 사이버 공격 현황 및 비상대응체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를 방문하여 홈페이지 해킹 등 사이버 공격 현황 및 비상대응체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우리말학회 등 한국의 12개 학술기관 홈페이지를 해킹한 중국 해킹 그룹이 한국의 일부 스트리밍 스타가 자신을 화나게 해서 해킹 공격을 벌였다며 향후 추가 공격을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어로 ‘새벽의 기사 캠프’를 뜻하는 ‘샤오치잉(曉騎營, 영문 Cyber Security Team)’이란 이름의 중국 해킹 그룹은 24일 오후 22시 50분 메신저 텔레그램에 공개 성명을 올려 자신들이 최근 한국 기관들에 대한 홈페이지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이들은 “우리는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지 않으며 우리 팀은 자유 그룹”이라며 “우리 팀은 한국을 멤버의 훈련장으로 삼아 각 멤버가 한국 공격에 참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한국의 일부 스트리밍 스타가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고 해킹의 구체 이유를 덧붙였다. 특정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성명은 중국어와 영어로 발표됐다.

중국 해킹그룹 샤오치잉이 24일 한국을 겨냥한 추가 공격을 예고한 성명. 텔레그램 캡쳐

중국 해킹그룹 샤오치잉이 24일 한국을 겨냥한 추가 공격을 예고한 성명. 텔레그램 캡쳐

해커는 한국연구재단 산하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사이트 서버에 저장된 2500여개 등재지 학회 정보를 담은 엑셀 파일도 공개하면서 “이 리스트로 흥미로운 일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한국 취약점 목록을 구입했다”, “관련 웹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미루어 이들 학회 사이트에 대한 추가 공격도 우려된다.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5일 “설 당일인 22일 홈페이지가 해킹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을 포함해 12개 기관 홈페이지에서 해킹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홈페이지 해킹이 확인된 곳은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학부모학회,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연구소, 한국보건기초의학회, 한국사회과수업학회, 한국동서정신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한국시각장애교육재활학회, 제주대학교 교육과학연구소, 한국교육원리학회다. KISA 관계자는 “해당 해킹그룹이 우리나라 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예고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인 10억여 명의 개인 신상이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해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한 해커가 상하이 공안 시스템의 클라우드 서버를 해킹해 중국인 10억명의 휴대폰 번호와 사진 등 개인 정보 23.88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10비트코인(당시 약 2억6000만원)에 판매를 시도한 바 있다. 이번에 한국 공공 사이트를 공격한 해킹그룹 샤오치잉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중국의 ‘쓰촨성 석탄 탄광 모니터링 플랫폼’을 해킹한 화면도 올라와 있다.

한국 공공기관 12곳을 공격한 중국 해킹그룹 샤오치잉의 홈페이지 화면.

한국 공공기관 12곳을 공격한 중국 해킹그룹 샤오치잉의 홈페이지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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