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 2위인데, 뒤늦게 알아챈다…요리할 때 환기 절실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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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세가 주춤해지면서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설 명절을 맞게 됐습니다. 설 연휴 기간 고향을 찾아 부모님과 가족, 친구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있을 테고, 간만에 혼자만의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분들도 있을 테죠. 이참에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건강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바쁜 일상 속에 무심코 지나친 이상 증상이 알고 보면 내 몸이 보내는 심각한 신호일지 모릅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명의 도움을 받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5대 암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다섯 번째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되는 폐암입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폐암의 증상과 발생 원인,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하는 한국인의 5대 암

서울아산병원의 명절 가족 건강 지키기

서울아산병원의 명절 가족 건강 지키기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 암 발생률 1위는 폐암이다. 성별을 통틀어서는 갑상샘암(2만9180명)에 이어 폐암(2만8949명)이 발생률 2위를 차지했다. 65세 이상에선 남녀 모두 폐암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매년 암 진단을 받는 전체 환자 가운데 11.7%가 폐암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폐암 환자는 많지만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보니 수술이 힘들 정도로 암이 늦게 발견되는 때가 많다. 폐암은 림프샘이나 주변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아 치료가 까다롭다. 잦은 기침이나 숨이 차는 증상, 흉통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폐 질환에서도 생길 수 있는 증상이라 폐암에 의한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5년 생존율도 과거엔 다른 암보다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정기 건강검진이 활발해진 데다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5년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2022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6~2020년 진단받은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6.8%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2006~2010년에 진단받은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20.3%였던 걸 고려하면 단기간에 생존율이 16.6%포인트 증가했다. 폐암 수술은 모든 암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생존율 증가 폭을 보일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1. 폐암의 증상은?

폐암.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암.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에는 감각 신경이 없어 폐 내부가 많이 손상돼도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폐암이라고 해도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기침·가래·객혈·숨참·흉통과 같은 증상은 다른 폐 질환에서도 나타나 폐암만의 특이한 증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흔히 말하는 4기에 이르러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폐암이 상당히 진행돼 기도나 혈관을 침범하면 피를 토하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기도가 막히면 폐 안쪽 분비물이 배출되지 않고 공기가 들어가지 못해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건강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진단되는 사례가 많다.

2. 폐암의 발생 원인은?

폐암의 원인.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암의 원인. 사진 서울아산병원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있다. 환경적 요인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 흡연이다. 담배에는 50가지 이상 발암물질이 있다고 증명됐는데, 전체 폐암의 약 70% 정도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 직접 흡연 외에 간접흡연이나 라돈·석면·비소·니켈과 같은 직업적인 발암물질 노출,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대기오염, 미세먼지도 폐암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환경적 요인은 몸 안에서 유전자 변이를 만드는데 이런 유전자 변이를 수리하지 못하는 체질이라면 폐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전적 요인에서는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률이 약 2~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은 암세포 모양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한다. 편평상피암·선암·대세포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발생이 늘고 있는 선암은 비흡연자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3. 폐암의 치료 방법은?  

폐암의 방사선 치료.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암의 방사선 치료.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암은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를 통해 치료한다. 병기와 전신 상태, 나이,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다른 암처럼 수술로 암을 절제하는 게 근본적인 치료법이라 폐암 초기로 진단돼 수술이 가능하면 수술을 한다. 3기 이상 폐암으로 판단된다면 수술 전후 혹은 수술 없이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폐암의 부분절제술.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암의 부분절제술. 사진 서울아산병원

가슴 25~30㎝를 절개해 수술하는 기존 개흉 수술법과 달리 3~4㎝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가슴 안으로 넣어 폐를 절제하는 흉강경 폐암 수술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절개 범위가 매우 작아 수술 후 통증이나 감염·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 또한 암이 있는 폐 일부분만 잘라내는 폐엽 이하 절제술도 최근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폐는 오른쪽에 세 개, 왼쪽에 두 개의 엽으로 이뤄져 있다. 폐암의 표준 수술방법은 폐암이 발생한 폐엽을 잘라내는 폐업 절제술이다. 그러나 폐암이 초기에 발견되면 엽 전체를 들어내지 않고 엽 중에서도 일부만 잘라내는 폐엽 이하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폐엽 이하 절제술은 폐 절제를 최소화해 환자의 폐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동관 흉부외과 교수(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김동관 흉부외과 교수(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폐암 수술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폐암 조기 진단율이 증가하고 수술 기술도 발전하면서 폐암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약 15년간 61%에서 72%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기 환자의 수술 생존율은 약 95% 정도다. 70세 이상 고령 환자 수술 비율도 최근에는 전체 폐암 수술 4건 중 1건 이상이었다.

수술적 절제가 어렵거나 동반된 내과 질환으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초기 폐암 환자 또는 전이성 폐암 환자라면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정위적 체부 방사선 치료(SBRT·SABR)가 대표적인데, 수술을 대신해 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다. 감마나이프나 사이버 나이프 등을 활용해 암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에 방사선 수술이라고도 불린다. 방사선 치료 역시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더욱 정교하게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끔 치료 기기가 발전하고 있다. 이밖에 근접 방사선 치료, 양성자나 중성자·중입자 등 입자선을 직접 사용하는 치료법이 있다.

4. 폐암의 예방법은?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폐암 원인 중 약 70%가 흡연과 연관돼 담배를 끊는 게 폐암 예방에서 제일 중요하다. 흔히 20년 정도 금연해야 폐암 유병률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상당히 긴 기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금연을 빨리할수록 폐암 발생 위험도는 더욱 떨어진다. 또한 간접흡연 피해를 만들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금연을 당장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폐암학회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곳에서 요리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암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리 중 나오는 연기도 폐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밀폐된 곳에서 요리하더라도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쓰는 게 좋다.

폐암의 치료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검진이 필수적이다. 만 54~74세, 30갑 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는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2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 비흡연자라 하더라도 3~5년마다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아보는 것도 권장된다. 직계 가족 가운데 폐암 환자가 있다면 조금 더 자주 검진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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