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승…시프린, 전설 본 넘어 새 '스키 여제'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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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번째 우승 시상식에서 자신의 스키에 입맞추는 시프린. 로이터=연합뉴스

83번째 우승 시상식에서 자신의 스키에 입맞추는 시프린. 로이터=연합뉴스

미케일라 시프린(28)이 린지 본(39·이상 미국)을 제치고 새로운 '스키 여제'에 올랐다.

시프린은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크론플라츠에서 열린 2022~2023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대회전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00초61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시프린은 FIS 월드컵 알파인 여자부 최다승 신기록인 83승째를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본의 82승이다. 4전 5기 만에 이룬 대기록이다. 시프린은 지난 8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대회전에서 82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네 차례 레이스에서 승수를 쌓지 못해 속을 태웠다. 이날 시프린은 1차 시기를 58초72에 달려 출전 선수 57명 중 1위를 기록했다. 2차 시기도 가장 빠른 1분01초89로 통과했다.

시프린의 도전은 계속된다. 남자부 최다 우승 기록인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은퇴·스웨덴)의 86승이 다음 목표다. 올 시즌 안에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시프린의 주 종목인 회전, 대회전 경기가 7차례 남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프린은 젊다. 본은 82승째를 34세에 달성했고, 스텐마르크는 33세였던 1989년에 86승째를 거뒀다. 20대인 시프린은 사상 최초의 알파인 월드컵 100승까지도 노려 볼만하다. 2013년 12월에 월드컵 첫 승을 따낸 시프린은 자신의 11번째 시즌에서 83승을 따냈다. 올 시즌에만 9승을 거뒀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은 2018~19시즌의 17승이다.

시프린은 2014년 소치겨울올림픽 회전과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평창에서는 알파인 복합 은메달도 목에 걸었다. 하지만 5관왕을 노렸던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시프린은 시련을 맞을 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일어섰다. 2014 소치올림픽 알파인스키 회전과 2018 평창올림픽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시프린은 거침없이 승수를 쌓으며 종합 선두를 달리던 2019~20시즌 돌연 레이스를 멈췄다. 2020년 2월 초 아버지 제프 시프린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65세였던 시프린 부친의 사인은 사고사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시프린의 멘토였다. 실의에 빠진 시프린은 스키를 벗고 두문불출했다. 은퇴설까지 돌았다. 그는 슬픔을 딛고 한 달 만인 3월 초 복귀했다.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당시 시프린은 소셜미디어(SNS)에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그렇게 하면 아버지도 행복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82번째 우승 시상식 당시 시프린은 "예전엔 아버지가 시상대에 선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주셨다. 아버지의 모습을 마음에 간직할 것"이라며 힘을 냈다. 시프린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대회전에서 개인 통산 84승,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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