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시간 회의에도 출마결론 못냈다…나경원 막판 던진 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경원 전 의원이 3ㆍ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25일 오전에 밝힌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나 전 의원의 입장 발표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뤄진다. 앞서 나 전 의원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마 선언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첫날인 21일엔 자신을 정치에 입문시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만났었다.

불출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후 친윤계로부터 '반윤 프레임'에 몰린 그가 “백의종군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앞서 “(제 해임은)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17일)이라고 했다가 “대통령의 결정이 맞다”(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윤 대통령에 누(累)가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20일)며 했지만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이다.

특히 24일 참모 회의에선 출마론과 불출마론이 강하게 충돌했다고 한다. 복수의 나 전 의원 측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나 전 의원은 당초 24일 낮 12시쯤 페이스북에 출마 선언 메시지를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여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 불출마를 주장하는 쪽에선 “이전과 달리 낮아진 지지율과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회복”을 근거로 내세웠다. 회의 막판 나 전 의원은 “내가 고민해 결정하겠다. 내일 어느 쪽으로든 발표할 테니 중앙당사를 대관해달라”며 회의는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둘러싼 분위기가 최근 과열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중앙포토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둘러싼 분위기가 최근 과열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중앙포토

한때 “출마 가능성은 100%”라던 나 전 의원 주변에서도 불출마론이 나온 건 지지율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위를 달리던 나 전 의원 지지율은 친윤계와 갈등 후 하락세다. 특히 가장 최근에 공개된 KBSㆍ한국리서치 조사(18~20일)에선 김기현 의원(28.2%)-안철수 의원(19.5%)-나 전 의원(14.9%) 순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나 전 의원은 이날 저녁 자택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일 말하겠다”고만 말했다.

한편 김기현 의원은 윤심(尹心) 주자 행보를 가속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을 향해 그는 페이스북에 “이념을 버리고 실용외교의 새 지평을 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이 문제 삼는 윤 대통령의 ‘UAE 적은 이란’ 발언에 대해 “말꼬리를 잡기식 비난”이라며 엄호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도 열었는데 “저는 당을 하나로 묶어내겠다. ‘철새 정치’ 정치인의 삶을 살아오지 않아서 그렇게 말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했다. 대선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안철수 의원과 바른정당행을 고민하던 나 전 의원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을 맹공했다. 자신을 ‘흙수저’로 칭한 김 의원을 겨냥해 “연포탕(연대ㆍ포용ㆍ탕평)을 외치다가 갑자기 또 진흙탕을 외치니까 당혹스럽다”며 “예전에도 김ㆍ장(김기현ㆍ장제원) 연대를 한다더니 ‘이제 김장연대 없다’고 바꿨다. 상황에 따라 자꾸 이야기가 바뀌는 건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4일 여의도 국회 인근 식당에서 북한 이탈 주민 간담회 및 떡국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4일 여의도 국회 인근 식당에서 북한 이탈 주민 간담회 및 떡국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다만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에 대해선 “우리 당을 위해서 여러 사람이 출마하는 것이 더 좋다”며 손을 내밀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